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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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필자는 자기 주도 학습의 중요성을 뇌 과학, 심리, 교육 분야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나의 관찰과 연구를 연결해서 설명해 왔다. 학문적 연구뿐만 아니라 수능의 전문가라는 강사도 학(배울 학, 學) 보다는 습(익힐 습, 習)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스스로 하는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학원이 학생을 주도하는 것은 반쪽도 안 되는 공부이며, 부모가 학생을 주도하는 것도 답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강사가 이야기하듯이 학생이 명확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스스로 하고자 할 때만 학습이 가능하며 진짜 자신의 공부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중·고등학생 부모들은 학원을 보내지 않고 싶어도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불가능해서 어쩔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강사가 강조하는 방식으로 스스로 공부를 해내는 사람이 되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습관이 아니기에 부모님들의 고충도 충분히 이해된다.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체계를 가진 개체이다. 각자 타고난 유전자가 다르고 그 유전자와 환경이 반응하여 새로운 양상을 만든다. 15년을 살아왔다면, 이미 한 사람의 특질을 완성 시키는 단계에 놓인다. 강사가 말하는 자기주도학습이 공부의 필수요인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반박할 수 없으며 나 또한 늘 강조하던 요인이다. 목적도 모르고 스스로 익힐 시간이 없다면 어떤 학원도 다녀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필자와 일치한다. 하지만 이미 15년 이상 살아온 청소년에게 자기주도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하루아침에 사고하는 방향을 전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태어나면서부터 꾸준히 체득하고, 이를 존중받았던 유아기와 아동기의 경험이 바탕이 되어 학령기에도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으로 이어지게 된다. 인간이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인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와 같이 상처로 인해 부정적 정서를 갖는 것은 순간이지만, 긍정적인 성향은 퇴적암과 같이 좋은 경험이 누적되어 완성되는 것임을 유아, 아동을 양육하는 부모님들이 일찍 이해하고 준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학습컨설턴트 강의 듣기를 제안한 것이다.

상위권을 지키는 학생들은 강사나 내가 강조하는 자기주도적학습 습관과 사고를 즐기는 환경속에서 자랐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 환경은 부모가 의도하여 조성하기도 하겠지만 의도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환경일 수도 있다. 필자는 부모의 부모로부터 이어져 오는 가정환경이 자녀에게도 스며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모의 노력으로 유아기부터 환경을 만들어 줄 수도 있다. 입시 컨설턴트의 강의를 중심으로 설명하다 보니 공부의 본질이 없어지고 성적이 높아지는 방법만 강조하는 것 같지만, 이 강사도 결국 시험만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느리고 더디게 가더라고 스스로 이해할 때까지 기본 개념을 익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험만을 위해 공부하는 것은 결국 한계가 있으며,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면 응용을 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메타인지이다. 시간을 많이 투자해서라도 이해를 하려는 의지와 끈기가 있어야 자신의 지식이 되는데, 이것이 학업성취 수준을 가장 많이 설명할 수 있는 만족지연이다. 수능 입시 강사와 내가 모두 강조하는 공부의 습관은 자기 주도와 만족지연이라고 할 수 있으니 실제에서나 이론 모두 이 두 가지는 학습에 결정적인 요인임이 틀림없다. 단지 강사는 학생들의 습관과 부모의 교육 태도를 바꾸면 된다고 하지만, 필자는 유아기, 아동기에 역량을 길러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이는 중고등학교 시기에 공부습관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가능성이 높은 투자이며 학습뿐만 아니라 행복한 삶과 연결된다.

10여년 후에 치열한 학업과 삶을 시작하게 될 유아들이 자기주도적인 학습과 삶을 위한 연습의 시작은 밥 스스로 먹기, 옷 스스로 입기 등이다. 시간과 공간의 규칙 안에서 혼자 해나가는 일들이 많아질수록 발달이 빨라진다. 학습을 즐기는 성향은 지식을 강요받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는 연습을 많이 할수록 높아진다. 놀이를 통해서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자발성이 발달되는데, 공간적으로는 넓고 자유로운 자연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신의 목적과 목표를 위해서 눈앞의 만족을 미룰 수 있는 만족지연능력은 학업성취를 좌우하는 가장 큰 변인이다. 심심하고 지루한 학습을 즐길 수 있는 성향도 유아기에 거의 완성된다. 스스로 노력하고 기다려야 얻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유아기에 스스로 하는 연습하면서 긍정적인 자존감과 회복탄력성을 함께 길러야 행복한 학령기와 성년기를 맞을 수 있다. 앞으로는 부모님들에게 보다 구체적인 양육 행동들을 제안하고자 한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22. 08. 18 교육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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