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코치와 조화적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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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칼럼

1학기에 부모님들이 응답하신 4가지 도구 중에서 설명하지 못한 감정코치와 조화적합성을 설명하여 상담과 관련된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려 한다. 우선 감정코치는 가트맨(John Gottman) 박사의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골자는 자녀가 화가 나거나 슬플 때 부모는 이 순간에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코치(coach)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긍정적인 감정 뿐 만 아니라 부정적인 감정도 겪어야 하는데 부모가 부정적 감정을 적절하게 처리하도록 코치(coach)해야 자녀가 바람직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트맨에 의하면 감정을 인정하지 않는 양육자는 “애들이 화날 일이 뭐있어?”라고 축소하거나, “저러다가 말겠지”라고 방임하는 태도, 또는 강압적으로 참는 것을 요구하는 태도를 보인다고 한다. 축소와 방임 또는 억압하는 부모에게는 감정 처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없기 때문에 정서와 사회발달이 미숙하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나 역시 가트맨박사의 의견에 공감한다. 가트맨박사는 감정처리가 도덕적 삶의 양식과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부정적 감정을 표현할 때 비도덕적으로 행동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이후 준법과도 이어질 것이다. 부모가 감정코치를 이해하고 실천하면 자녀의 부정적 행동을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부모-자녀의 갈등도 줄어들 수 있으며, 자녀에게 행복한 사회관계 방식을 전수하게 된다.

가트맨박사가 제안한 감정코치 순서는 5단계이다. ①감정 인정하기 ②부정적인 감정을 교육과 친밀감 형성에 좋은 기회로 생각하기 ③공감하고 경청하기 ④긍정적인 방법으로 표현하도록 돕기 ⑤스스로 행동하도록 하고 한계를 정해주기.

그러나 매번 이 모든 단계를 지키며 상호작용할 정도의 여유는 없다. 가트맨박사도 화나거나 슬픈 순간의 40%만 감정코치를 해도 성공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매번 5단계를 새롭게 해야 한다면 40%도 버거울 것이다. 이 5단계 중에서 인식을 바꾸는 1,2단계는 당장 생각을 바꾸어 받아들이면 된다. 아무리 어린 사람이라도 화가 나거나 슬픈 일이 있으며 그런 상황은 개인차가 있으므로 “그런 일은 화가 날 일이 아니야”라고 타인의 감정에 절대적인 기준을 정하면 안 된다. 그 다음 3, 4단계인 공감하는 방법과 대안을 제시하는 방법도 미리 연습을 해 놓아야 한다. “지금 화가 났구나, 화가 날 때는 지금처럼 소리 지르거나 던지면 안 되고 화가 난다고 말하고, 조금 시간을 갖은 후 함께 해결방법을 찾아보자.” 등의 대안을 미리 생각해 놓으면 실천에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5단계는 절대 하면 안 되는 상황에 대한 한계설정을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떨 때는 떼쓰고 울어도 들어주고, 어떨 때는 꾸중을 하면 눈치 보는 습관을 만들 뿐이다. 허용하는 방법의 범위를 정확하게 미리 알려주고 지켜야 한다. 부모가 미리 감정코치 전략을 세우고 적절한 시점에 적용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조화적합성은 감정코치와 매우 상관이 있다. 부모가 바라는 자녀의 태도와 자녀의 실제 태도에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도구가 조화적합성인데 모든 항목에서 자녀의 태도와 부모가 바라는 바가 일치한다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니며, 다르다고 모두 나쁜 것도 아니다. 너무 일치한다며 내가 자녀에게 너무 많은 생각을 강요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하며, 너무 다르다면 자녀의 특성을 무시한 채 작위적으로 이상형을 정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자녀의 개인차를 인정하는 것이 부모 역할의 시작이라는 것이 거의 모든 양육태도 연구자들의 주장이다. 더불어 이 시대 부모들이 더 지켜야 할 것은 행동, 태도의 한계를 정확하게 정해주고 지키도록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느낀다.

이번 상담 결과지를 보며 ‘부모는 자녀들이 성장하는 속도에 맞추어 부모역할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부모는 자녀를 사랑하지만 부모-자녀 관계를 유지하는 적절한 방법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깊이 있는 성찰 혹은 객관적 시각의 전문가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있었다. 유아기까지는 같은 연령이라도 같은 시각으로 보기 어려울 만큼 발달속도의 개인차가 크다. 따라서 지금의 발달단계를 이해하고 행동의 한계를 정할 때 발달에 따라서 수위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만 6세 이상이 되었을 때에는 사회에서 허용하는 연령별 행동양식을 동등하게 적용할 수 있어야 사회관계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아래의 3가지 과제를 점검하여 자녀를 이해하는 자료가 되길 바란다.

    • 나는 이해하기 힘든 문제로 내 자녀가 화나고 슬플 수 있음을 인정하자.

‘이런 일로 왜 화가 날까? 이게 슬플 일이야?’라고 생각하지 않기.

    • 긍정적인 방법으로 표현하도록 대안을 미리 준비하자.

“화가 나면 도와달라고 말하면 도와줄게.”라고 해결방안 제시하기.

    • 발달에 맞는 행동의 한계를 정하고 일관성을 유지하자.

“아무리 화가 나도 때리는 것은 절대로 안 돼. 그럼 너의 옆에 있을 수 없어.”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21. 04. 29.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