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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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기에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는 것은 전공자가 아니라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진정한 경험의 의미에 대해서는 전공자들조차 잘 못 해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한 번씩 보는 경험은 그야말로 이벤트이다. 진정한 의미의 경험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 손으로 해야 하며, 간격을 두고 다시 해봄으로써 나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요즘 강조되는 스토리텔링이다.

경험의 중요성을 널리 인식시킨 학자는 듀이(Dewey, 1859년 ~ 1952년)이다. 미네소타·미시간·시카고·컬럼비아대학의 교수였던 듀이는 주관적 관념론을 중시한 철학자이고 교육에서는 개인적 숙달ㆍ창의ㆍ기획을 중시하였다. 일회적인 견학이나 똑같은 교재를 하는 것을 경험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듀이의 철학은 많은 학자들이 박사논문의 주제로 삼을 만큼 방대하고 어려운 개념인데 우리 유아들과 선생님들이 듀이가 말하는 경험의 의미를 ‘아 하!’ 하도록 해주었다.

감자를 심은 후 이야기 나누기를 하는 만 5세 반의 이야기이다. 감자심기 과정을 순서대로 말해보자고 하였더니 씨감자를 자르고 땅에 심는 누구나 알고 있는 과정 뿐만아니라 “땅에 있는 돌을 치워요” 라고 했다고 한다. 다음은 콩 심기 과정에 대한 이야기 나누기에서 “새가 못 먹게 허수아비가 있어야 해요” 라고 했다고 한다. 닭에게 풀을 주고 있는 동생들에게 “그거 딸기 같은데? 확인한 거야?” 라고 말하는 유아는 작년에 그 자리에서 딸기를 따먹어 보았던 형님반이다. 그림으로만 보았다면 이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 듀이는 경험을 중시했지만 교육적 방치를 옹호하지는 않았다. 농부처럼 농사만 짓고 끝나는 것은 온전한 경험이 아니다. 우리 유아들처럼 회상하면서 정리하고 다양한 활동을 이어서 해야 한다. 논리와 메타인지를 키워야 온전한 교육적 경험이 된다. 글을 잘 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경험이지만 논리와 연습 없이 글을 쓸 수는 없다. 온전히 자신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 까지가 교육적 경험이다.

3월은 유아들을 이해하기 위한 여러 검사를 하였다. 검사결과에 대해서 한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저 학습준비도 검사하는데 울컥해서 울었어요”라고 하였다. 그 이유는 작년보다 훌쩍 성장한 모습에 감동해서였다고 한다. 이런 경험은 어떤 공부보다도 선생님에게 자신감과 확신을 주게 되었을 것이다. 이것이 듀이가 주장하는 경험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론적으로 연구되어진 여러 가지 교육적 방법을 실제에 적용하면서 더 확신이 들기도 하고, 잊고 있던 이론이 다시 생각나기도 한다. 유아들에게 실제로 적용하는 경험이 없었다면 생각하지도 못했을 연구주제가 떠오르기도 한다. 떠오르기만 하고 연구를 하지 않는다면 내 경험도 온전한 것이 안 될 것이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6. 4. 10. 교육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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