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은 교육에 대해서 저마다의 생각과 견해를 밝힌다. 모건축가는 학교의 건축이 학생들에게 폐해가 된다고 말한다. 하루 종일 앉아 있어야 하는 환경과 자연을 접할 수 없는 환경, 높은 층수의 교실에서 바깥으로 나올 수 없는 구조가 학생들에게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1층의 좋은 공간을 부속실과 사무실로 사용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교실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실문을 열고 35m내에 바깥으로 나가서 자연을 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더불어 천편일률적인 구조로 관리와 감독이 편하도록 구성한 학교들은 흡사 교도소와 비슷하며, 교도소보다 건축비가 적게 든다고 주장한다. 학교에서 우선으로 고려하는 철학이 무엇인지에 따라서 학교구조도 달라질 것이다. 우리나라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관리하는 것이 우선이고, 다른 활동보다 공부만 하는 것을 강조하다보니 그런 구조를 고수하게 되었을 것이다. 나는 학교가 처음 생긴 일제강점기의 시대적 배경과 사회의식이 학교의 변화를 저해하는 걸림돌이라고 생각하는데, 학교 건축의 문제를 지적한 건축가의 생각과 일맥상통한다.
모 뇌과학자이자 정신과 의사는 ADHD 유병률이 1997년 6.1%에서 2016년 70%로 높아졌다고 보고된 미국의 사례를 소개하였다. 이는 우리나라도 다르진 않다는 것이다. ADHD 유병률이 높아지는 원인이 도저히 할 수 없는 것을 학생들에게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시대가 바뀌면서 배워야 할 것이 많은 것은 인정하지만 그럴수록 배우는 환경이 학생들에게 적합하도록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린 학생들이 움직이고 싶은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오히려 건강한 것인데 앉아있기, 지시 따르기를 과하게 요구하면서 이를 따르지 못하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라고 판단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교육자의 입장에서 두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보면서 우리 모두 학생들 입장에서 무엇이 필요한 것인지, 어떻게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하는지 반드시 점검하고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자성을 해본다.
많은 생각을 담아야 하는 부담을 갖고 태어난 최근의 세대들에게 그에 걸맞은 학습방법, 학습장소의 구성과 학습시간의 효율적 활용에 대한 최근의 연구결과들이 반영되고 적용되어서 행복감을 잃지 않도록 발 빠른 대응을 해야 한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9. 12. 12.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