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과 IB 학습자 상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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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칼럼

늦가을 하루라도 영하로 내려가면 무와 배추를 뽑아야 한다. 올해는 다행히 우리가 계획한 날짜에 맞추어서 기온이 한번 영하로 내려갔고, 18일 월요일에 수확하였다. 월요일에는 대파, 화요일에는 배추와 무, 수요일에는 절이기, 목요일에는 양념소 넣기를 모두 어린이와 함께하였다. 배추를 다듬고, 양념을 버무리는 과정은 학습자들이 단순히 손을 움직이는 노동이 아니다. 학습자들의 김장과정이 IB가 요구하는 학습자 상에 어떻게 이어지는지 가장 열심히 도운 10살~12살 한숲 학생들에게 질문하였다. 어차피 학습자 상은 그들이 추구해 나가야 하는 가치이기에 스스로 학습자 상을 이해하고 생각하자는 의미로 직접 느끼는 것을 물은 것이다. 물론 하나의 일화가 하나의 학습자 상에 일대일로 대응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학습자 상에 걸쳐있는 것이다. 이 또한 IB가 추구하는 통합에 연결된다.

1.탐구하며 배우는 학습자 (Inquirers)

“김장은 어떻게 해야 더 맛있게 할 수 있을까?” 질문은 탐구로 이어진다. “배추의 뿌리 깊은 곳까지 양념이 잘 스며들어야 맛있는 김치가 된다는 것을 알았어요. 이번 주말에 할머니 댁에서 김장하는 데 더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저희 집은 절임 배추를 사용해서 몰랐는데 소금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학생들은 서로 대화를 하면서 이어 나간다. 탐구도 일상과 부딪치는 것이 중요하다.

2.지식으로 무장한 학습자 (Knowledgeable)

“무 잎을 잡고 당기면 안 돼요. 뿌리 부분을 잡아야 해요!” 이 이야기는 4살 유아가 나에게 들려준 무용담이다. 절대 잊지 않을 것이고 무에 대한 지금이 관찰이 훗날 식물을 배울 때 연결된 이미지로 훨씬 수월하게 학습하게 될 것이다. “소금의 간수를 빼야 하는 이유를 먹어보니 알았어요. 진짜 써요. 간수에 들어 있는 원소들을 찾아봐야겠어요”. 내가 2년간 보관하면서 간수를 빼고 있는 소금 아래 간수를 조금씩 찍어 먹어 볼 기회를 주었더니 그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지금 하고있는 원소와 연결지어 생각했다.

소금물을 만들어서 배추를 넣으려면 어느 정도로 해야 하는지 대화를 했다. “%를 알려주시면 물과 소금 비율을 맞추겠습니다.” 이야기하는 학생에게 “정말요? %로 할 건가요? 그럼 뭐가 필요할까요?”라고 했다. 그러니 학생이 “저울이요. 질량을 재야 하니까요.”라고 했다. 내가 “그렇군요. 질량을 일일이 재서 저만큼의 물을 오늘 안에 맞출 수 있을까요? 그리고 또 문제는 없을까요?”라고 물으니, 학생들이 설왕설래한다. “% 농도는 용질과 용매를 합친 무게이니 우리가 소금을 섞어가면서 물도 재야 하는데 복잡하겠어요. 다른 방법 없나요?”라는 나의 질문에 “그냥 부피로 할 수는 없을까요?”라고 한다. 이에 내가 “그렇죠? 그래서 100:8 부피로 해보려고 해요. 오늘은 시범으로 떨어진 잎으로 담글 맛김치 해봅시다.”라고 했다.

다음날 김치를 다시 절여야 하는 상황을 보여주면서 왜 그렇게 되었는지 상의하였다. 결론은 다 한 다음에 씻어서 물을 빼야 하니 그렇다는 것과 우리처럼 많이 절여서 씻어서 물을 빼려면 100:15 정도는 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찾아서 그에 맞는 용기로 다시 소금물을 만들어서 본격적인 절이기를 했다.

“장갑을 아끼려고 했는데 양념 때문에 손이 따가울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김장을 하면서 직접 얻는 지식은 책과는 또 다른 생활지식이 될 것이고 책의 지식들과 연결될 것이다.

3.깊이 사고하는 학습자들 (Thinkers)

여기서 사고는 단순히 생각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고 나는 해석한다. 행동하기 전에 충분한 인과관계를 사고하고 행동한다는 의미이다. 작년까지 했던 김장의 문제를 이야기했다. 이것이 교사의 역할이다. “작년에 우리가 김장을 다 하고 났을 때 일회용 비닐장갑이 얼마나 나왔었지요?”, “커다란 쓰레기봉투로 3개 정도 되었었어요.”, “한 손만 끼워도 충분히 할 수 있어요.” “어차피 손을 바로 씻고 시작하니까 동생들이 하고 나면 잘 벗겨주었다가 다음 동생이 사용할 수 있어요.” 이런 해법이 나왔고 실제 그렇게 해서 이번에는 비닐장갑을 30장 정도만 사용할 수 있었다.

4.소통하며 함께하는 학습자들 (Communicators)

위의 비닐장갑에 이어서 “너는 어느 손으로 밥을 먹어?” 형님들이 동생들에게 장갑을 끼워주기 전에 질문한다. 비닐장갑을 아끼기 위해서 한 손에만 끼기로 했으니 양념을 만지는 손을 물어봐야 했다. 나도 이런 모습이 뭉클했다. 그래서 “왜 오른손에 끼워주지 않고 물어봤어요?”라고 했더니 “동생들은 왼손, 오른손이 헷갈릴 수도 있고, 여름 반에 유난히 왼손을 쓰는 동생이 많았어요.”라고 대답했다. 타인을 배려하는 방식이 참 아름답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IB가 요구하는 학습자상은 10개이다. 그들이 기술한 순서대로 4가지까지 소개했는데 너무 길어져서 다음에 이어서 하기로 한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24. 11. 24.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