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는 숲속에서 무엇을 할까?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

숲속에서 활동하는 교육 방법이 도입되고, 확산되고부터 다양한 형태의 숲속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필자의 숲속 교육에 대한 연구는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 숲은 정말 훌륭한 교육의 장소이며 소재일지, 숲에서 가장 효과적인 교육은 무엇일지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었다. 숲에서 교육이 진행된다면 피톤치드가 나오고 건강에 좋다는 연구물은 많다. 단지 건강에 좋으니까 숲에서 자유롭게 놀게 하면 되는지, 아니면 효과적인 교육이 될 수 있도록 교육에 숲을 활용해야 될지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만 했다. 숲을 활용한 교육이 무조건 좋다는 식의 당위적 주장을 하거나, 숲은 위험 요소가 많으니 배제해야 한다는 식의 생각은 모두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숲속 교육과 유아교육과정에 대해서 수집한 국내외 자료와 재외 교수님과의 공동연구를 바탕으로 7편의 연구물이 나왔고, 이제야 숲속 유아교육에 대한 필자 나름의 확신이 생겼다. 이를 바탕으로 숲속 교육에 관심이 있거나, 궁금한 것이 있는 부모님들이 궁금하게 생각할 만한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를 해보고자 한다.

“숲은 충분히 교육적 가치가 있으며 교육에 적절하게 활용되어야 한다.”

이상은 2013년 유치원 개원 전에 내가 썼던 책의 머리말이다. 오랜만에 지난 글을 보면서 지금의 교육을 돌아보게 되었다. 역시 그 당시 글로 배우고, 글로만 연구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지금과는 사뭇 다르게 실제가 없는 이론의 냄새가 나는 글이다. 그럴 수밖에 없던 것이 당시는 유아들의 변화를 관찰하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믿을 수 있었던 것은 열심히 자료를 모으고 연구하는 것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벌써 9년의 결실을 지켜보게 된 지금, 그때와는 다르게 내가 더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이야기와 사례가 많다.

우리 유치원 유아들에게 너무 강제적이다 싶을 만큼 제한하는 것들은 이론뿐만 아니라 경험에서 우러나는 규칙이다.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지 말라, 유아기에 주입식 기술교육을 하지 말라, 여자 어린이들의 여성성을 강조하지 말라, 가능한 스스로 할 수 있는 행동들이 많아지게 하라.’ 이런 내용들을 숙지하고, 자녀 양육에 대해서 약속한 다음, 입학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지키기 어렵고 실천을 못해서 자퇴를 하기도 한다. 그때마다 짧은 나와의 인연이 유아들의 발달에 작은 밑거름이 되었기를 바란다. 하지만 솔직하게는 나와의 짧은 인연이 부모님의 양육방식과 맞지 않는다면 작은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모님의 철학을 묻지 말고 부모님의 실제 양육 태도나 방식을 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부모님들은 내 자녀가 자유롭고 건강한 환경에서 자라기를 바라서 석성숲유치원을 선택한다. 숲에서 놀면 내가 책머리에 썼던 것처럼 막연하게 건강해질 것이라는 생각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막연한 기대와 철학을 실천으로 옮길 수 없다면 그런 철학은 수정되거나 무너질 수밖에 없다. 교육철학이 교육 신념으로, 교육 신념이 교육 실천으로 이어질 때 처음에 기대했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내가 굳이 이런 글을 쓰게 된 것은 얼마 전 입학 문의가 왔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이다.

“거기도 숲 유치원이죠? 일주일에 몇 번 숲에 가나요? 그럼 하루에 몇 분 숲에서 놀이하나요?”라고 질문을 했다고 한다. “여기도(지금 다니는 유치원) 숲 활동한다고 해서 입학을 했는데 일주일에 한 번 간다고 하더니 이래저래 빠지는 날도 있고, 한 학기에 몇 번 놀지도 못했거든요. 숲 유치원이 다 같은 줄 알았어요.” 이렇게 가끔 숲에 가서 그것도 주입식 설명을 듣는 교육목표는 무엇일지 궁금했다.

나는 처음의 의도대로 숲에서 놀기를 악착같이 하고 있지만, 숲에서 놀이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님을 설명하고 싶다. 유아들이 현재에도 미래에도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습관과 태도를 체득하는 것이 가장 큰 교육목표이다. 다음은 유아들이 성장하면서 사고하는 것을 즐기고 새롭게 배우는 것의 희열을 알도록 기반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크게 이 두 가지를 위해서 숲 활동도 하는 것이다.

앞서 말한 스마트기기 금지, 주입식 기술교육 금지, 여성성 억제, 스스로 행동하기는 숲 활동 못지않게 교육목표를 달성하고 교육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한 중요한 도구이다. 숲에서 놀이하는 것과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는 연습은 놀라운 효과가 있다. 내 교육목표에 따라서 실천해 왔던 교육 방법이 효과적이었음을 재원생뿐만 아니라 졸업생들을 통해서 느낀다. 물론 이런 취지에 공감하고 가정에서도 이를 지키는 경우에 더 빛나는 청소년기를 맞이한다. 지금의 하루하루가 모인 결과가 청소년기에 나타나고 성인의 모습을 완성한다는 사실을 모두 기억하고 실천해야 한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22. 07. 06 교육이야기

칼럼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