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 – 형이랑 놀아서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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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나 언니가 있는 유아들은 ‘빠르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자주 듣는다. 아마도 발달이 빠르다는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확실히 형이나 언니가 있으면 일정 부분의 발달이 빠를 수도 있다. 하지만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형, 언니들과 놀이를 하는데 부작용은 없는지 상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는 모든 놀이가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일면이기 때문에 놀이를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바네(Barnett)는 유아들의 놀이에 대해서 ‘놀이성’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신체적 자발성, 사회적 자발성, 인지적 자발성, 즐거움 표현(즐겁게 참여하는 자세), 유머로 유아들의 놀이성 요소를 설명한 학자이다. 놀이성에 대한 개념을 발표한 것은 1990년이니 꽤 오래전이다. 2021년에 교육부 자료에서 바네가 개발한 놀이성에 대한 이론이 소개되었는데 이론 설명보다 측정 척도만 번역되어 있다. 내가 2016년부터 우리 유치원 유아들을 대상으로 사용하였던 도구와 원척도는 같지만, 조금 다른 해석도 있다. 우리 상황에 맞추어 내가 여러 번 수정 보완한 척도의 내용을 소개해 본다. 척도를 통해 놀이성을 이해하는 것이 오히려 수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여 문항 옆에 나의 설명을 덧붙였다.

  해설 5 4 3 2 1
자신이 원하는 대로 신체 조절을 할 수 있다. 연령에 맞는 신체활동 가능성          
활동량이 많다. 신체적 힘이 많아 보이는 가 ?          
건너뛰기 도약하기, 달리기 등을 잘한다. 운동능력 정도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활동을 좋아한다. 스스로 움직이려 하는가?          
친구들과 놀이를 이어갈 수 있다. 친구와 놀이를 하는 능력          
협동을 잘한다. 적절하게 도움을 주고받는 능력          
여러 사람과 놀이를 시도한다.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능력          
놀이공간을 공유한다. 친구와 한 공간에서 함께 놀 수 있는가?          
리더십이 있다. 놀이를 제안하고 함께 수용하는가?          
놀이를 만들어낸다. 놀이를 만들거나 규칙을 바꾸는 등 창의성          
놀이에 정해져 있지 않은 방법을 만들어낸다. 같은 놀이 다른 방법의 적용          
놀이에서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낸다. 놀이에서의 역할을 변경하는 능력          
하나의 활동에 집중하지 못 한다.** 하나의 활동을 끝내고 다음으로 전환하는가?          
즐거움을 표현한다. 즐겁게 놀이하는 가?          
놀이하는 동안 열정이 있다. 열심히 놀이하는 가?          
놀이하는 동안 감정을 억제한다.** 놀이하는데 너무 조용히 하는가?          
놀이하는 동안 노래하거나 말을 한다. 음성언어도 즐겁게 보이는가?          
친구들과 웃긴 대화하는 것을 좋아한다. 친구들을 재밌게 하는가?          
친구들을 기분 좋게 놀린다. 친구가 기분 상하지 않게 웃기는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한다. 재밌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가?          
친구들에게 웃기는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 웃기는 이야기를 이어가는가?          
광대같이 웃기는 행동을 한다. 재밌는 몸짓을 하여 웃기게 하는가?          

놀이의 기본은 자발성이라는 것을 전제로 신체를 움직이고 싶은 대로 움직이고 힘이 넘치는 것이 놀이의 기본이 된다는 것이 신체적 자발성의 개념이다. 우리는 누구나 신체적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듯, 놀이에서도 신체적으로 자발성을 발휘하는 것이 모든 활동에 기초라는 것이 다수의 학자들과 나의 공통된 생각이다. 신체적 자발성은 위의 척도 1~4문항을 참고하면 이해할 수 있다. 형들이 하는 놀이를 따라 하다가 부상을 입는 동생들이 종종 있다. 이는 진정한 신체적 자발성 놀이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자신의 의지보다는 형들과 놀고 싶은 마음이 무언의 압력으로 작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자발성은 5~9번 문항을 참고하여 이해할 수 있다. 부연하고 싶은 것은 협동하는 경험, 놀자고 다가갈 수 있는 리더십은 일방적이지 않은 상호보완적이야 한다는 것이다. 형들과 놀이하면서 위계적인 경험을 많이 하면 친구들에게 형들과 같은 위계 행동을 하려고 시도하여 사회관계기술에 방해를 받는 사례를 종종 접한다. 놀이성 척도를 개발한 바네는 최근 연구에서(Barnett, L.A. 2018)초등학교 입학 후 3년간 종단연구를 통해 남아들이 지나친 놀이성향으로 학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얻었다. 같은 맥락으로 학교 밖(방과 후)에서의 놀이가 학습을 위한 자기 통제, 사회 및 정서 발달과 읽고 쓰는 능력 개발에 부정적일 수 있으며 자신의 활동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에만 긍정적으로 작용한다(Dealey, Rhonda Peterson; Stone, Mark H. 2018).

이와 같은 연구결과에 비추어 보아도 적절한 지도 없이 발달단계가 다른 연령의 경험은 부작용이 있다. 스마트기기나 미디어의 발달이 없었던 이전에는 방과 후 놀이가 지금보다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그와 관련된 연구를 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나도 나쁜 환경이 많이 있기 때문에 성인의 관심과 지도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자로서 내 생각이다.

유아들이 진정한 자발성을 발휘하여 놀이하려면 어떠한 감정적, 정서적 압력도 작용하지 않아야 하며, 성인이 지켜주는 환경에서 유•무언의 압력을 가하지 않고 놀이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전에도 밝혔듯 유아기 놀이의 가치는 자유로움과 감정의 발산만이 아니라 학습이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은 잠재적 영향을 간과하면 안 된다.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으로 유아들이 접하는 놀이 환경을 지킬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인지적 자발성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이어 가려 한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21. 06. 17. 교육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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