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 유아들에 대한 이야기만 했었다. 그러나 유아들은 금방 졸업을 하고 새로운 학습 환경에 놓이게 된다. 지금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접하게 될 환경에 대해서 지난글에 이어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오늘은 초등학생의 일과와 학습량을 교육개발원 자료를 중심으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
미국, 독일, 핀란드, 일본 4개국 모두 모국어를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공통적으로 초등학생들의 수업은 모국어에 대한 수업시수가 가장 많다. 이는 모국어로 사고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다른 학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수학 역시 모든 나라가 비슷하게 많은 수업시수를 가지고 있다. 이는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능력과 일상생활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가정배경에 따라 학생들의 교과 외 활동 참여 수준의 격차에 대해 우려한다. 미국에서 교과 외 활동은 대학 입시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독일도 오후에 온종일학교 프로그램으로 가장 빈번하게 시행하고 있는 분야가 스포츠, 음악, 미술 이며 초등학생은 45%정도가 온종일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핀란드는 학교체육이 학생들의 체육활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인기까지 영향을 미치고, 다른 인지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전제로 중요하게 생각하여 체육활동시수가 높고 방과후에도 많이 한다. 실제 핀란드는 OECD국가 중 1인당 운동량이 가장 많은 나라이다.
일본은 과거와 같이 학습시간의 길이를 경쟁적인 시점으로 접근하지 않고 지역적, 가정적 요인, 학습방법, 학습의욕, 학생의 생활습관 등 다양한 조사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한다. 발달단계와 학습수준 및 다양한 생활환경을 고려하여 학생의 수면시간, 생활습관과 건강을 지키고,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을 지키는 것이 학습에 대한 흥미와 의욕을 올리고 주도적인 학습태도를 형성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교과 외 활동 시간이 많을수록 성적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통적인 믿음에서 깨어나고 있다.
이 보고서들을 보면서 수업시수가 아니라 수업 방법에 대한 자세한 비교도 나오길 바랐다. 흔히 핀란드, 독일 정도는 수업방식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라는 정도는 나왔으나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의 자료는 거의 찾을 수가 없다.
교과(모국어, 수학, 과학)의 수업진행 방식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쉽게 분석이 되지 않는 점이 아쉬움이다. 수업은 교과서가 바뀌어도(교과서가 없는 나라도 있지만)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을 이끌어가는 교사의 수업준비에 따라서 모두 다르기 때문에 분석이 쉽지 않다. 좋은 수업은 학생의 참여정도가 높은 수업이다.
4개국 모두 체육, 음악, 미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도 강조할 만큼 고전적으로도 가장 중요한 교과목은 국어, 수학이 아니라 체육, 음악, 미술이다. 운동선수나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풍부한 감성과 내 몸을 움직이는 즐거움을 알고 건강을 지키는데 중요하다.
현대사회에도 그렇지만 미래에도 정서와 건강이 최대의 이슈가 되지 않겠는가? 이런 활동의 기초도 유치원에서 시작 되어야 한다. 그래야 훨씬 수월하게 받아들이고 발달할 수 있다. 유아들은 적어도 2시간은 움직여야 한다. 햇빛을 보며 흙을 밟으며 자연을 알아가며 움직이는 시간도 포함되어야 한다. 좋은 음악을 접하고 그리고, 오리고, 만들어야 한다.
거의 모든 나라 초등학교에서 가장 많은 시수를 가진 모국어를 잘 하기 위해서 유아기에 해야 하는 활동이 무엇일까? 사고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일상적으로 주어야 한다. 이야기를 듣고, 말하고, 재구성하고, 경험을 정리해서 말하는 메타인지 능력까지 키우는 것이 글씨를 빨리 아는 것 보다 중요한 경험이다.
논리적 사고를 위한 수학을 준비하기 위해서 유아기에 해야 하는 것은 실물로 수를 경험하는 것이다. 세고 또 세고, 다른 것으로 또 세어야 한다. 뻔 한 활동 같지만 매번 느끼고 재미도 생긴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9. 06. 07.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