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담을 앞두고 부모님들의 양육태도, 감정코칭, 조화적합성, 스마트폰 제공의 적절성을 검사하는 도구를 활용했었다. 이 도구들은 모두 학술지에 사용되는 도구들이다. 내가 당장은 연구를 할 여력이 없어서 부모님들의 응답과 유아들의 발달에 대한 연구를 하지는 못했지만 사회과학적 연구방법을 활용하여 연구할 가치가 충분히 느껴진다. 이번에는 검사도구에 대한 부연설명을 하고자 한다. 내가 석사논문을 쓸 때까지만 해도 양육태도를 Hurlock(1950)는 포부, 지배, 거부, 허용, 복종, 관대, 편애 등으로 부모의 입장에서 분류하다가 그나마 유아들의 입장에서 긍정적인 면을 고려한 Schaefer(1959)의 애정-거부, 자율-통제의 이분법적 논리로 양육태도를 분석하였다. 현재에도 이 도구를 사용하는 연구자가 있기는 하지만 ‘내가 어떻게 그랬지?’라는 나의 극단적 사고를 반성한다.
이제 연구들은 어떤 한 점수가 높고 낮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자녀, 당시의 상황에 따라 대응하는 ‘유연한 사고를 가졌는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 보편적이다. 지시적•독재적 양육태도는 남녀학생 모두 학업성취를 낮아지게 하며 여아는 비지시적•민주적인 양육태도에서, 남아는 권위적 양육태도에서 학업성취가 높았으므로 남아의 지적 잠재력을 발현시키기 위해서는 여아보다 규칙과 행동 제한이 필요하다고 해석한 연구(Weiss & Schwarz, 1999)등 자녀의 개별성에 따른 태도의 적용이 중요하다는 방향으로 학문이 발전해 왔다.
내가 아는 한 모든 학문이 다양성과 개별성을 인정해야 하는 시대를 반영하여 발전해 오고 있는 것처럼 교육도 시대에 맞추어서 다양성과 개별성을 요구한다. 나는 석성숲유치원을 선택한 부모님들은 이미 대단히 합리적이고 자주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90% 이상 성공적인 양육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대다수가 하는 교육을 검증 없이 따라가지 않고, 교재도 없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학습방법을 믿고 선택하는 것 자체가 자신감 넘치고 시대상을 반영한 양육태도이기 때문이다. 이제 석성숲부모님들의 남은 숙제는 내 아이의 발달과 현재 상황에 맞는 양육방법을 늘 확인하고 점검하는 일이다.
부모님들이 응답한 양육태도 검사지는 허묘연(1999)의 박사논문과 손남숙과 이숙희(2008)의 연구에서 수정하였으며, 임호찬(2008)의 연구에서 요인분석으로 재구성한 검사지이다. 지지표현(supportive expression), 합리적 설명(rational explanation), 성취압력(achievement press), 간섭(high involvement), 처벌(punishment), 감독(superintendence), 과잉기대(high expectation), 비일관성(inconsequence)으로 구성되었다. 석성숲유치원 자료에서는 유아들이기 때문에 간섭에 대한 문항을 축소하였다. 무조건 전체적인 점수가 높은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잘하든 못하든 무조건 지지하는 것은 도덕성향에 방해가 될 수 있으며, 늘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지시 따르기’를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적정 점수를 표기하였다. 사회적 조망수용능력이 생긴 유아들에게는 단호한 규칙적용이 필요하므로 처벌 점수가 6점 이하는 좋지 않다.
양육태도 검사결과를 반영해서 자녀마다 각각 다르게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기준 없이 무조건 지지하여 반복된 문제행동을 키운 것은 아닌지, 지나치게 합리적인 설명을 하여서 지시 따르기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나친 처벌로 위축되게 한 것은 아닌지, 성취압력이 높아서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본다면 자녀의 발달에 도움이 될 것이다. 부모님 중에는 유아의 문제행동에 대해서 ‘제가 대화해 볼게요.’라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 그런데 자녀에게 특히 유아들에게는 대화보다 ‘모범과 본보기’가 필요하다. 성인도 자신의 행동과 감정 모두를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처럼 유아들은 더 그렇다. 문제행동과 비슷한 상황, 혹은 이전의 경험이 규칙 없이 넘어간 것은 아닌지, 생활에서 고쳐야 할 습관은 없는지 점검하고 수정하는 것이 훨씬 유용한 방법이다. 과잉기대와 비일관성은 낮을수록 좋다. 생활이 규칙적일 때 다른 모든 발달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양육태도를 키워드로 검색하면 무수히 많은 연구가 있다. 문제행동, 적응, 자기조절력, 상호작용, 스마트폰 사용, 식생활습관 등 무수히 많은 변인이 종속된다. 이는 많은 연구자들이 양육태도에 따라서 달라지는 변인을 찾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며 양육태도가 중요한 교육의 변수라는 것을 말해준다.
지금까지의 설명은 유아발달이 사회적 조망수용능력을 갖추었을 때 적용하는 것이다. 그 이전의 발달이라면 꾸준히 부모님의 기분을 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00이가 이렇게 행동하니까 엄마는 ~~~이 힘이 들어. 이런 행동은 하면 안 돼.”라고 말해주고 부모님이 본보기가 되어 주면 점점 사회관계기술과 함께 많은 것이 발달해 갈 것이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21. 04. 13.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