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숲 학생이 “제가 스마트폰 없다고 하면 거짓말하지 말래요.”라고 하며 웃었다. 2007년 1월 스티브 잡스가 갑자기 주머니에서 아이폰을 꺼내 들었을 때 모든 사람은 집중하였다. 우리나라는 2009년 12월에 2~3%가 사용을 시작하여 2019년 95%의 국민이 스마트폰을 보유했다. 잡스의 나라 미국은 먼저 스마트폰이 보급됐으나 2006년 말에 6%, 2019년 81%가 보유했다.

이런 통계를 보니 우리 한숲 학생이 그런 오해를 받을 만하다. 얼마 전 상담을 하면서 한 아버님이 “그런데 문해력이 정확하게 어떤 것을 말 하나요? 요즘 들어 자주 듣게 되는데 정확한 개념을 알고 싶어서요.”라고 하셨다. 문해력 때문에 세계가 골머리를 앓게 된 시기와 스마트폰 보급 시기가 매우 잘 맞아 들어간다. 문맹률을 비문해율이라고 순화하자는 학자들이 있으나, 이는 문해력과 혼동을 일으킬 수 있어서 여기서는 문맹률이라고 표기하기로 한다. 우리나라는 광복 직후 한글을 읽지 못하는 문맹 국민이 77.8%였지만 현재는 문맹률이 1%까지 떨어졌고, 이제는 문해력이 발목을 잡고 있다.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글자는 읽을 수 있으나 읽어도 글의 의미를 완벽하게 해석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4학년과 8학년 학생의 읽기 및 수학 능력 평가에서 2022년에는 수학 평균 점수가 4학년은 5점, 8학년은 8점 하락하여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이 나오자 교육 장관은 기자들에게 “끔찍하고 용납할 수 없는 결과이다. 지금은 교육에 대한 진실이 필요한 순간이다.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미국의 회복뿐만 아니라 세계에서의 위상을 결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동교육부 장관은 현지 언론 폴리티켄을 통해 학부모들이 이러한 경향을 보이는 2가지 이유는 학교들이 통합되면서 사립학교가 더 많이 생겨났다는 점과 공립 초등학교 교사들이 학부모가 만족할 만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하였다. 유아교육의 유연성과 교육방식이 선진화되었다고 생각한 덴마크도 초등교육부터는 정책적으로 시행착오를 겪고 있으며 공교육 이탈이 심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대부분의 저학년 때 글을 깨치기 때문에 그 이후로는 읽기와 쓰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지만, 실제로 학습 부진은 문해력의 차이로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각 나라들은 난독증 극복, 문해력 향상을 고민하고 있다. 청주교육대학교 문해력 지원센터에 따르면 초등학교 1학년 시기부터 5년 정도의 발달 편차를 보이기도 한다. 문제는 읽기 학습에서 어려움을 겪으면 평생 읽기 부진이 지속될 확률이 높고, 읽기에서 높은 성취를 보인 학습자는 성장한 후에도 뛰어난 학업 능력을 보이게 된다는 ‘읽기에서의 마태 효과(Matthew effect)’이다. Matthew effect는 ‘부익부 빈익빈’을 설명하던 용어인데 키이스 스타노비치가 읽기 능력에 사용하여 명명하였다.
스마트기기는 교육에 큰 이슈를 던졌다. 초기에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는 학생과 사용 가능한 학생의 정보격차로 인해서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고민을 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인해서 글자를 읽는 힘이 약해져서 고민하게 되었다. 정보의 노출은 많은 정보를 찾아서 공부해야 하는 시기에나 필요한 것이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기초능력과 문해력을 기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스마트기기 탄생 15년 만에 모두 실감하게 되었다.
핀란드는 ‘휴대전화 없는 학교법’을 발의하였다. 수업 시간에 휴대전화가 없으면 학습 능률이 향상되고 온라인 괴롭힘이 줄어들 것이라고 발의 의견을 내었다. 중학생들의 인터뷰에서 대부분 학생이 휴대전화를 주머니나 가방에 넣고 다니며, 의미 없는 것에 시간을 낭비하고 집중력을 잃고 있다고 소견을 밝혔다. 반면 교사노조는 많은 교육 자료가 인터넷에 있고, 휴대전화가 교육 목적으로 사용되는 현 상황에서 ‘휴대전화 없는 학교 만들기’는 현대 교육에 부합되지 않는 제안이라고 반대의견을 내었다. 이는 대부분의 교사가 유튜브 등으로 수업 준비를 해서 고민이라는 기사와 연결하여 교사들의 편의를 위한 이기적인 생각이라는 것이 나의 의견이다. 전문가 집단은 아동·청소년의 나이와 발달 수준을 고려하여 휴대전화 활용에 대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며, 온라인 괴롭힘을 예방하거나 해결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고 학생의 학교에서의 휴대전화 활용범위에 대한 법안도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핀란드 국립교육위원회는 15세 이상의 학생은 학교에서의 모바일 기기 사용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으나, 학생이 수업 중 모바일 장치 사용 여부에 관한 교사의 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교사는 학생에게서 모바일 장치를 가져갈 수 있고 한 시간 또는 모든 수업을 마치고 나서 학생에게 돌려줄 수 있다는 지침을 마련하였다. 한편, 교사는 해당 학생의 보호자에게 해당 사실을 알릴 의무가 있다고 하였다. 해외의 사례를 소개하는 것은 스마트폰의 등장이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며 큰 교육 문제를 초래하고 있음을 말하고 싶어서이다.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유아, 아동은 문해력이 떨어지고, 만족지연이 안되며, 깊이 있는 사고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스마트폰의 등장은 15년밖에 안 된 사회변동이기에 그간에는 유아,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의 결과물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그 시기를 거친 유아, 아동들이 스마트폰 사용의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쥐여 주는 이유가 과연 타당한지 따져보아야 한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22. 11. 10 교육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