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에서 보낸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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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원격수업, 꾸러미안내] 원장님! 수도권 4단계로 지속되며 많은 고심이 있으시리라 생각됩니다. 특히 수익자 부담 범위의 프로그램 운용 부분은 더욱 그러하실 텐데요. 그래도 이전 코로나 상황들과 비교하여 견주어 보면 등원율도 전체적으로 높고, 교재 사용률도 높습니다. 특히 00의 프로그램 사용 시 1)링크 하나로 가정에서 영상 수업 대체가 가능하고 2)가정통신문이 제공되는 등의 차이로 인하여 계획된 대응을 하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9월 같은 경우도 본사의 주문은 몇 개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주문을 하신 바 있어 아래 내용을 잘 참조하여 우리 중단 없는 교육을 해나갈 수 있도록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별 링크 꼭 확인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모든 구성물에 선생님이 수업하듯 영상이 제공되며, 해당 호에 맞는 학부모 대상 가정통신문입니다!

[우리아이행복프로젝트 / 잉글리시하이 / 잉글리시투데이]

-> 00키즈플레이 어플을 통한 콘텐츠 제공 [누리과정 프로그램 배움과 놀이]

(가정통신문 다운로드) https://url.kr/g9cmeo

[독서프로그램 풍덩 책 놀이터] [과학프로그램 매직사이언스] [미술프로그램] [영아프로그램 엄마] ★사회정서학습 전도사★ ★전인교육 전도사★ -00 지사장 000-

얼마 전에 받은 문자이다. 난 이런 내용의 광고를 볼 때마다 화가 난다. 이번에는 시간을 내어서 그 회사에 대해 조사를 해보았다. 점점 성장해 가고 있는 것 같아서 더 걱정된다. 유아교육은 철저하게 생활 중심으로 교사와 유아들이 만들어가야 하는데 이미 짜인 계획안, 영상, 활동지를 그대로 가져다가 사용하는 것은 놀이를 빙자한 주입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특히 교육기관에서 이런 주입활동을 사다가 한다면 교육기관이 왜 필요한가? 가정통신문까지 대신 써준다고 하니 점점 더 장사꾼이 전문가인 듯 영업을 하고 있다. 이들이 영업전문가인지는 모르지만, 교육전문가는 분명히 아니다. 혹시 박사나 교수가 참여한다면 이들은 학문적 양심과 금전적 이득을 맞바꾼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행태는 교사들의 전문성 부재와 교육의 미명하에 상업으로 전락한 우리나라에 만연해 있다. 학습자들의 권익과는 상관없이 성인들의 이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부적절한 관행이 없어지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내 자녀를 지키기 위해 부모들은 모든 교육활동에 대한 적절한 검증을 해야 한다. 고가의 족집게 교육이 비춰지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어서 하버드의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 교수까지 이 신기한 상황에 관심을 보였다. 학령기에 꿈을 향해 매진하는 자세는 필요하다. 끈기 있는 성실함도 필요하다. 그러나 유아기에 지식주입에 열중하는 흉내를 내어서는 안 된다. 단과학원처럼 운영하는 행태는 유아기에 매우 부적절하다. 유아기는 앎의 기쁨을 느끼기 위해서 별것 아닌 것을 찾아내고 기뻐해야 하는 시기이다. 이런 시간을 빼앗아 지식을 주입하면 공부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부작용만 낳는다.

다수의 성인들이 유아기에 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고, 불쌍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이런 맥락으로 유네스코에서도 유아기 놀이를 권리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부모님들이나 교사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영업이 시작되었다. “이 학습지를 해야 공부 기초가 생긴다.”는 식의 영업전략에서 “예체능은 학교 가면 바빠서 할 시간이 없어 유아기에 미리 시켜야 한다.” 혹은 “재밌게 노래 부르고 놀이처럼 하는 새로운 방식을 개발해서 유아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식의 영업 전략이 많아졌다. 하지만 이 또한 다름없는 장사이다.

교과서가 재미없었던 이유는 나의 관심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학습도 내가 관심이 생긴 주제일 때 하고 싶은 의욕도 생기고 스스로 발견하는 기쁨도 알게 된다. 이제는 이론과 임상에 근거해서 점점 많은 나라들이 교과서를 없애고 있으며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까지 폐지하고 있다. 교사 연수에서 이런 내용을 이야기하면 “그럼 무엇을 가르치나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교사와 함께 학생들이 관심 있는 주제를 수업준비 하여 진행한다.”고 말해준다. 그다음은 “모두 같은 내용이나 수준을 배울 수 없지 않나요?”라는 질문이 나온다. “그럼 모두 같은 교과서를 주입한 우리는 모두 같은 수준의 학업성취를 이루었나요? 왜 누구는 100점을 맞고 누구는 꼴등을 하나요?” 이것이 준비된 나의 대답이다. 전에 말했듯이 학생들의 모든 것은 학생 개인의 책임만은 아니다. 노력도 능력이다. 유아기에 만족지연 경험을 하지 못하면 노력을 할 수도 없다. 학생들의 현재모습은 유아기 교육환경을 만든 성인들의 책임이 더 크다. 더불어 타고난 유전자도 다르기에 각자 발전시켜 나갈 여지를 남기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이는 물론 전문적인 연구와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일이다. 유아들과 늘 함께하는 교사는 유아들과 함께 관심거리를 찾고 집중하여 수업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수업이고 발달을 돕는 교사이다. 남이 만든 자료, 남이 만든 커리큘럼, 남이 써준 가정통신을 한 가지라도 쓰는 교사 혹은 교육기관이라면 정체성을 고민해 보길 바란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21. 10. 13. 교육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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