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서 발달센터에 다닌다는 유아들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석성숲유치원 유아 중 8% 정도가 된다. 신입생으로만 생각하면 20%가 된다. 발달을 염려하는 유아들이 늘어난 원인을 코로나로 인한 증상이라고 가설을 세워 보았다. 운동 발달이나 사회관계 등은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석성숲유치원에 전학 온 여름 반과 가을 반 유아들은 코로나 환경이 발달 문제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 여름, 가을 반 유아들은 이미 운동능력, 언어발달, 사회관계 기술의 발달이 꽤 높은 단계까지 이루어져야 하는 시기이며 조금씩 중첩되면서 평균적인 발달수준에 다다르는 것이기 때문에 코로나 환경의 결핍이 그만큼 많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봄 반을 생각하면 코로나 때문이라는 가설이 기각된다. 이 유아들은 유치원에 처음 입학하게 되는 연령이며 가정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로 가족들과 대화를 많이 했을 것이므로 오히려 어린이집에 다닌 유아들보다 언어발달이 빨랐어야 한다. 그렇다면 코로나로 인해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부정적인 시간이었다는 것이다. 무엇일까? 스마트기기가 주범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발달센터를 찾게 되었을까?’ 생각했다. ‘영유아 건강검진’ 의 영향이다. 영유아 건강검진이 보편화 되면서 발달센터를 찾는 빈도가 높아진 듯하다. ‘추적관찰을 요함, 심화평가 권고’ 등의 소견이 나오면 부모님들은 발달센터라는 곳을 찾는 듯하다.
영유아 건강검진에서 건강상의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정신적 발달 문제는 60개월 이상이 되어야 소아정신과에서도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만, 그 이전에 명확하게 드러날 지적장애, 자폐증, 뇌성마비, 언어장애, 행동장애 등은 반복적인 주입식 교육이 필요하니 빨리 발견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그 외의 발달지체는 60개월 이전에 장애로 규정하고 특수교육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 유아들이 말로 표현하지 못해도 상황을 인지한다. 나만 특별히 발달센터라는 곳에 가서 주입식 교육을 받는 이유를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오히려 자존감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발달센터가 어떤 곳인지 검색했다. 한의원, 상담학 석사, 언어학 박사 등의 경력을 가진 운영자들이 있었다. 이들이 유아들의 발달과정에 대한 학문 배경을 가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내 자녀의 발달에 대해서 상의할 수 있는 전문가인지 확인해야 한다. ‘추적관찰을 요함’ 이라면 일상의 가정환경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 ‘심화평가 권고’라면 소아정신과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와 가정에서 해야 할 일을 찾아서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발달센터에서 비 전문가에게 유아들의 자존감, 자발성을 줄이는 주입식 교육을 받는 대신 교육적 환경에 집중해야 한다.
유아들의 발달은 신체 발달과 운동 발달이 이후의 모든 발달을 이끈다. 따라서 발달을 촉진해야 하는 유아들은 좀 더 많은 운동기회를 주고, 적절한 시기에 신체적 조절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스트레스 주지 않는다고 기저귀를 너무 오래 사용하는 부모님들도 계시다. 기저귀도 신체 조절력의 일부라는 것을 모르셨을 것이다. 미세먼지, 코로나를 이유로 유아들의 운동기회를 너무 제한하는 부모님들도 계시다. 이렇게 인지하지 못하고 행했던 일들로 인해서 발달이 지체된 경우도 있으므로 유치원에 다니면서 부모님과 교사가 함께 노력하면 좋아질 수도 있으니 미리 특수아동으로 규정하고 교육하는 방법을 적용하여 부작용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발달이 지체된 유아들이 늘어나는 원인은 스마트기기 사용이다.
유아들이 스마트기기를 보면 안 되는 이유는 천만 가지이지만 그중에서도 정상 발달을 방해하는 여러 요인을 가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중 몇 가지만 나열해 보아도 심각성이 보인다. 책을 보며 사고력을 키워야 하는 유아들에게 스마트기기는 자극적인 화면으로 뇌를 사용할 필요 없이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책을 싫어한다. 운동 발달을 해야 하는 유아들에게 움직이는 것보다 더 자극적인 영상이 운동을 싫어하게 만든다. 친구와 관계를 배워야 하는 유아들에게 양보하고 참아야 하는 친구보다 더 재미있는 영상이 친구와 유치원을 싫어하게 만든다, 유아들에게조차 스마트기기를 조금은 보여주어도 된다고 타협하는 이 사회가 발달센터를 찾게 되는 유아들이 늘어나게 만든다. 그런데도 꾸준히 보여주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면 유아들은 후천적 환경에 의해서 장애를 가지게 될 것이다.
유아기에 지시적인 교육과 스마트기기의 폐해가 충분히 연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정하지 않고 생계수단으로 삼는 어른들과 이런 사회의 부조리를 끊어내지 못하는 것이 교육계의 적폐라고 생각한다. 석성숲유치원의 구성원은 석성숲유치원 유아들을 위해서 교육계의 적폐를 청산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22. 03. 17. 교육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