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들의 대화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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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명화 활동 시간, 초충도를 보면서 이야기한다.

교사 : 내가 신사임당이라면 꼭 그리고 싶은 곤충을 이야기해 보세요.

송이 : 난 메뚜기!! 아니 사마귀!!

교사 : 송이는 사마귀. 세리는 무슨 곤충을 그리고 싶나요?

세리가 말을 하지 않고 교사를 보고 있다.

교사 : 잘 모르겠나요?

세리가 끄덕인다.

이전의 명화(초충도)와 비교하고 새롭게 그리고 싶은 곤충을 상상하고 이야기했다. 내가 그려보고 싶은 곤충은 무엇인지 질문했지만 그리고 싶은 꽃을 대답하는 유아도 있고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유아도 있었다. 세리는 아직 이야기 나누기에 참여하지 못한다. 다문화 활동과 같이 교사에게 와서 간단하게 단어를 말하는 정도로 활동할 수 있다.

② 숲 활동 시간, 한별이가 등산을 하고 있다.

한별 : 아휴! 다리 아퍼. 아휴!

효리 : 한별아. 천천히 올라와.

앞서 가던 효리가 한별이를 기다리고 있다. 한별이가 올라와서 효리를 만난다.

한별 : 아휴! 고마워, 친구야. 기다려줘서.

③ 음악 활동 시간, 교사가 유아들에게 의태어를 읽어주고, 유아들이 몸으로 표현해본다. 가지각색의 동작이 나온다. 와글와글에 대한 동작이 잘 안 나오자 송이가 설명을 한다.

송이 : 와글와글은 막 엄청 많이 모여 있는 거야!

늘 걱정하던 이야기이지만, 코로나19는 유아들의 언어발달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 유아마다 발달 속도도 많이 다르게 만들었다. 위의 3가지 사례는 유치원을 다니고 2개월이 경과된 5월 초 봄반 유아들의 활동기록이다. ①번 사례는 교사의 질문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님에도 아직 대화를 이어가지 못하는 유아도 있음을 알게 한다. 이 사례를 통해서 무작정 유아들끼리 놀도록 하는 것이 발달에 도움을 주지 못하며 주제에 따라가며 깊이를 더해가기 위한 매개체가 필요함을 다시 한 번 교사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위의 사례에서는 대화를 위한 매개체가 초충도이며 매개체가 없이 일상적이지 않은 대화를 하는 것은 어렵다는 설명을 했다. 석성숲유치원에서 매우 간단한 대사로 이어지는 유아용 미디어프로그램을 시청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다른 이유도 많지만 유아들의 문해력을 높이기 위해서 이기도 하다. 유아들이 쉽게 이해하거나 화면만 보아도 재밌는 프로그램은 현재의 상태보다 나아질 수 있는 요인이 없다. 쉬운 프로그램의 이야기에 몰입되면 유치원에서까지 그런 대화를 하게 되고 도전적이고 새로운 주제로 교사,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사고가 발전하는데 방해가 된다. 사고가 필요한 언어는 성인과의 대화에서 접할 수 있다. 그래서 교사의 준비 없이 진행되는 자유 놀이만 강조하면 36개월 이상 유아들의 발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일방적인 강의식 활동이 유아들에게 도움이 될 리가 없다. 문해력은 주입되는 것이 아니고 관계 속에서 스스로 터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유아들은 자신의 생각을 모두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어렵다. 이것은 어른도 마찬가지이다. 가끔 나도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 내 머릿속의 이야기를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답답함을 느낀다. 같은 맥락으로 유아들은 언어발달이 늦어지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해서 폭력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되기 전에 많은 언어환경에 노출이 되어야 한다. 언어환경은 또래와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②사례에서 엿볼 수 있다. 이렇게 일상적으로 사회관계를 표현하는 언어들은 또래와의 관계 속에서 배우고 발전시켜 나간다.

그래도 석성숲유치원의 유아들은 언어 수준이 점차 발전해 가고 있어서 다행이다. 위의 사례들은 모두 만 3세 봄 반의 대화였는데 ③번 사례는 높은 수준의 언어발달을 보이고 있다. 스스로 이해하고 아는 것을 사례를 들어서 말로 설명하는 것은 수준 높은 문해력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유아들이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유추하며 이해하는 단계까지 도달하는 것이다. 교사, 부모, 또래와의 관계 속에서 대화를 듣고 경험하는 환경이 유아들의 언어와 문해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 유아들은 또래에게서 사회적인 언어를 발전시키는 기회를 얻고, 성인과의 시간에서 좀 어려운 말이라도 유추해 내는 능력을 키워가야 한다. 유아들의 문해력 발달을 위해서 성인들은 완벽한 문장을 사용하도록 노력해 주길 바란다. 더불어 단어를 선택할 때에도 일상적이지 않고 새로운 단어를 선택하여 유아들과 대화해주면 좋겠다. 결국 유아들의 문해력을 높이는 것은 가까운 성인들의 언어 수준이므로 유아를 둘러싼 성인들의 숙제이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22. 05. 13 교육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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