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부 다닐 때부터 배웠던 과목 중에 ‘유치원 운영 관리’라는 전공 필수 과목이 있었다. 내가 강의를 하게 되면서부터 ‘유치원 운영 관리’를 담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니 중요한 내용들은 누락하고 강의를 했다는 자성이 된다. 유치원을 운영하는 것은 정말 많은 부분이 톱니처럼 움직이는 것이고,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이다. 인사관리 부분에 주로 교사들의 관리와 임용, 해임, 자격 등에 관련된 내용들에 집중해서 강의했었다.
그러나 우리 유치원을 움직이는 힘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오늘 다시 한 번 느꼈다. 갑자기 가스가 차단이 됐었다. 어린이들의 오후 간식을 조리하는 시간이어서 막막하게 되었었다. 오늘 오후 간식은 쌀국수여서 고기 육수는 미리 끓여 완성된 상태였고, 쌀국수를 익혀내는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그런데 영양사 선생님, 조리장님, 조리사님들이 정말 대단한 기지와 순발력을 발휘해서 쌀국수를 국밥으로 바꿨다. 급하게 쌀을 씻고 전기밥솥으로 밥을 지어서 순차적으로 배식이 가능하게 빠르게 움직였다.
정말 유치원이라는 곳은 각자 자기 분야에서 각자의 전문적인 지식으로 최선을 다해서 유아를 사랑하지 않으면 움직여 질 수 없는 곳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모두 한마음이 아니었다면 누가 혼자만의 힘으로 움직일 수 있었겠는가? 누군가 혼자 억지로 하자고 해서 될 일들이 아닌 모두의 마음이 필요한 일이 유치원업무이다.
특히 우리 유치원은 어린이들 대비 돌보아야 하는 환경이 너무 많다. 그래서 숲 유치원에 좋은 것은 알지만 포기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이사장님은 돌 하나, 풀 하나도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파악하고 있다. 시설관리에 대한 자격증도 모두 필요하다. 나는 유아들이 어떤 교수 학습을 해야 하는지 모두 파악하고 선생님들과 끝없이 소통해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각각 맡은 분야에 최선을 다해주는 우리 유치원 구성원들이 너무 소중하고 감사하다. 조리실의 단결과 전문성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유치원 구성원들에게 감사하는 하루였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9. 10. 15.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