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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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아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학생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내가 유아교육을 처음 접한 20살 시절에 교수님은 유아교육이란 유아들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다. 유아들은 아직 삶을 시작하였다고 말하기 힘들 만큼 어리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많으므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이었던 나는 “나중에 잘 살려면 지금 아무리 힘들어도 참고 공부해라”라고 했던 어른들의 이야기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유아교육 이론과 발달을 배워가면서 혼란이 생겼다. 현재가 충분히 행복하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아들의 현재 정서 상태는 평생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정서적으로 행복한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를 위한 교육이어야 하는데 현재도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이후 나의 모든 교육과 연구에 기본적인 문제가 되었다.

유아교육의 목표가 초등학교 입학을 위한 준비교육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유아교육은 유아교육만의 독자적인 목표 과업이 있는 것이고, 그 이후 학령기의 하루하루는 나름대로의 가치와 목표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을 포함한 몇몇 나라에는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의 모든 교육은 대학 입학을 위한 교육이라는 왜곡된 인식을 가진 국민들이 다수 있다. 교육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누구나 똑같이 [진도]에 맞추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다.

이 나라 교과서 시장은 자율선택제다. 정부의 검정을 통과해야 하는 과정도, 교과서 내용에 대한 특별한 검증 과정도 없다. 한국과는 다른 교과서 시장 상황을 정확히 진단한 한국대사관은 개별 교과서 제작사를 설득하며 한국에 대한 내용을 새롭게 기술토록 하는 성과를 만들어 가고 있다.

위의 내용은 네덜란드 주재 대사가 2013년 기고한 기사 내용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우려스럽다면 빨리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교육을 모두 천편일률적으로 만들어서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는 지금, 세계는 더 이상 교육을 통제의 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다. 미래를 위한 교육을 하면서 현재의 삶도 풍족하게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이슈, 검수완박에 대해서 OECD의 시각과 망신을 우려하는 아래의 기사를 보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반부패기구는 검수완박 입법으로 인한 부패, 뇌물범죄 수사 역량 약화를 법무부에 전달했다.”며 “검수완박이 되면 OECD가 한국 정부에 엄중히 경고하는 권고안을 발표할 수 있다는 메시지까지 나왔다. 국제적인 망신”

우리나라는 역시 남의 시선을 중요하게 생각 하나보다. 그런데 교육에 대한 OECD의 권고안은 예외이다. 2000년 들어서면서부터 교육 방법과 질에 대한 권고가 매번 있었지만 바꾸는 것이 어려워 보인다. 국가수준으로 놀이를 강조하며 유치원을 놀이중심으로 채우려한다. 놀기만 하다가 오는 유아들에게 실컷 놀았으니 부모들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오히려 열심히 주입식 학습을 추가 보충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몰라라하는 공립유치원이 있는가 하면 사립은 부모의 욕구에 부응해서 열심히 종합학원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이는 놀이를 잘못 해석한 전문가와 교사들의 문제이다. 유아들의 놀이가 공부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유아들이 원하는 대로 놀게 하면서 놀이중심으로 하라고 했으니 그렇게 했을 뿐이라고 생각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유아들의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은 유아들이 미래에 공부, 업무를 할 때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힘과 사고의 틀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러려면 놀이 속에서 인성, 사회성, 신체발달, 운동능력을 기르고 인지적인 자극을 주는 놀이가 제공되도록 해야 한다. 아래의 내용은 대학신문의 기사를 정리한 내용이다.

차기 정부도 대학입시에서 정시 확대를 하는 것은 교육적 타당성과 공정성에서 나쁘지 않지만 평가 패러다임은 바꿔야 한다. ‘다음 중 시대순으로 알맞게 나열한 것은?’ 혹은 ‘다음 중 적절한 것은?’과 같은 선다형의 문제는 폭력적이고 낙후된 국가임을 인정하는 창피한 문제이다. *전쟁이 사회 변화를 가속화 한다는 관점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2시간 동안) 쓰시오. *동학혁명이 일본의 조선 병합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는 주장에 대해 얼마나 동의하는가? (IB 역사 시험) *현실이 수학적 법칙에 따른다고 할 수 있는가? (프랑스 바칼로레아 수학 시험) *학교폭력은 지난 몇 년간 증가해 왔다. 유력 일간지에 게재할 수 있도록 그 원인과 효과를 분석하는 신문 기사를 영작하시오. (독일 아비투어 영어 시험) 어느 평가 패러다임이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할 수 있겠는가? 전자와 같은 시험으로는 아무리 공부해도 인공지능에 백전백패한다. 영국의 에이레벨, 프랑스의 바칼로레아, 독일의 아비투어, 핀란드의 일리오필라스툿킨토, 국제 바칼로레아(IB) 등을 보면서 대한민국 입시는 바뀌어야 하며 도미노처럼 교육도 바뀔 것이다.

공부와 시험을 동일시하는 낙후된 공부가 아니라 진정한 공부를 통해서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요즘 나는 이론이 아닌 실제를 경험하고 있다. 석성숲유치원을 졸업하고 한숲까지 이어진 2011년 이후의 학생들은 시험 없이 공부하지만,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기억하며 발전하고 있다. 단 전제조건이 있다. 부모님의 사고도 함께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22. 05. 02. 교육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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