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또 교육부 정책 입안 수정을 위한 도교육청 TF팀 회의에 다녀왔다.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는 절박함과 위기감은 늘 있나보다. 하지만 몇 년째 참석하는 회의의 주제와 내용이 별반 다르지 않다. 교육은 전문가의 판단이 정책입안에 반영되어야 하는 분야이다. 민주화되고 공공의 의견이 존중되어야 하는 거버넌스의 시대지만 공공의 의견이 모두 공공선은 아닌 분야도 존재한다. 교육이 바로 그런 분야이다.
교육의 주체는 학습자이다. 그런데 교육 당사자인 학습자들은 모두 미성년자들이므로 법적 보호자가 그들의 권리를 대행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보호자들 다수가 아직 그들이 살아온 시대의 모습을 고수하려한다. 경쟁, 부(富), 순응을 미덕으로 여긴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고 앞으로는 더 변할 것이다. 이제 OECD 등 세계적 흐름과 교육전문가들은 인간성, 협동, 창조를 미덕으로 꼽는다. 그렇다면 잘못 생각하고 있는 우리나라 보호자들을 설득하고 바로 잡아주어야 한다.
설명하고 활동하는 동안 유아들의 대화는 정말 귀엽고 사랑스럽다. 이제는 혼자서 밑줄치고 암기하는 시대가 아니다. 아무리 암기해도 컴퓨터를 따라갈 수는 없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서로 나누고 발전시키지 않는다면 지식의 가치가 반감되는 시대이다. 우리 유아들은 발표하고 설명하는 것에 익숙해지면서 관찰하고, 창의적이고, 생각을 발전시키게 된다.
국민의 생각을 바꾸는 방법은 독서와 바른 정책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 두 가지 방법이 모두 막혀있다. 독서량은 세계최하 수준이다. 그렇게 학력이 높고 강제적 교육을 했지만 독서하고 싶은 마음을 싹 앗아 갔나보다. 정책은 유권자들의 눈치를 보느라고 학습자들의 권익을 고려할 틈이 안 보인다.
적당히 부모님들의 입맛에 타협하는 여러 가지 정책을 정리(?)하고 왔다. 매번 ‘다신 이런 일 안해야지’ 라고 생각하다가도 위촉되면 또 가게 된다. 하나의 정책이라도 우리나라 유아들의 권익을 지켜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간다. 영어교육전면금지, 특기적성 전면금지, 유치원 정교사가 아닌 강사의 수업금지, 학급당 정원 축소 등을 주장하고 유아들의 권리에 반하는 눈치 보기 정책들을 반대하였다. 매번 유예되기 일쑤지만 그래도 바른 방향이 무엇인지 알고는 있어야하지 않겠는가?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8. 04. 12.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