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 자기조절력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

1학기 마지막 부모수업 주제가 자기조절력이었다. 자기조절력은 다른 하위개념들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만족지연, 몰입, 집중, 자기통제, 자기주장 등을 합쳐서 자기조절력이라고 할 수 있으니 사람의 인생과 학습을 예언하는 가장 큰 변인이다. 소위 말하는 학업을 잘 하고, 교우관계를 잘 이끌어 가는 것은 모두 자기 조절력이 결정적인 변인으로 작용한다. 좀 솔직하게 말하면 자기조절력이 없는 사람은 공부를 잘할 확률이 거의 없다.

자기조절력이 변하지 않게 되는 연령을 연구자들은 10세 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며 나도 동의한다. 그 이후에는 노력에 의해서 참을 수 있을지는 모르나 즐거운 마음으로 자기조절을 하기는 어렵다. 자기 조절력의 결정적인 시기는 만 3세에서 만 6세 로 본다. 유치원에 다니는 시기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자기 조절력을 기르는 방법은 결정적인 시기에 연습을 많이 하는 수 밖에 없다. 그 연습은 자유로운 환경에서 자기조절을 하며 놀이를 하는 것이다. 누군가 시키거나 계획해주면 자기통제를 배우게 될 것이라고 착각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자유로운 상황에서 스스로 통제하는 것이 자기통제이며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은 복종 혹은 포기일 수 있다. 만족지연, 몰입, 집중도 스스로 오래 사고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자기주장은 더 연습이 필요하다. 선생님이 대부분의 수업을 주도하던 교실 환경을 생각해 보자. 자기주장을 했던가? 자기스스로 통제를 하며 공부를 하였던가? 하고 싶은 공부가 있어서 누가 무엇을 하자고 해도 혼자 몰입하고 공부하던 경험이 있다면 그것이 자기 통제이다. 우리가 들었던 강의내용을 모두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내가 강의하지 않고 들었기 때문이다.

전에 놀이성에서 신체적 자발성을 강조해서 그런 것인지 갑자기 운동 사교육을 한다는 유아가 있다. 스스로 놀고 뛰는 것이 아니라면 불행히도 자기조절력을 깎아내는 방법이다. 뭔가 시키는 것을 해야 할 것이고, 사고할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충분히 놀고 혼자해본 후에 배우고 싶고, 질문하고 싶은 것이 생겼을 때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제공 되어야 자기조절력이 생기고 학습도 된다. 유아기 뿐 만 아니라 앞으로 모든 학습은 그렇다. 궁금해지기 전에 넣어주거나 유아기에 하고 싶다고 조르니까 주입식 학습을 시작하는 것은 정말 우려되는 방법이다. 유아기에는 학습지, 모바일 학습, 스마트 학습, 기술 가르치기 등은 자기조절력을 줄이는 최고의 방법이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8. 07. 18.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