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2학기에는 재학생 동생을 위한 4세 학급이 생겼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기다리는 어머니들이 계셔서 해마다 새로운 학급이 생겼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끝내 학급편성을 하지 못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미루어졌다는 표현이 맞다. 연수를 받고 우리 유치원 선생님으로 믿음이 갈 때까지는 담임을 맡길 수가 없는데 하기로 했던 선생님이 사정이 생겼고, 지금부터 연수를 한다고 해도 믿음이 가지 않기 때문에 수련된 교사가 없어서 학급이 생기지 못한 것이다.
기다리던 많은 유아들에게 미안하지만 신뢰하지 못하는 교사가 담임을 하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판단했다. 사실 열심히 면접을 보고, 추천도 받고, 잠시 근무까지 했던 경력직도 있었지만 모두 우리 유치원의 철학과는 부합되지 않았다.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도 사람이 달라지는 것을 막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에 처음부터 의문이 드는 교사는 함께 할 수가 없다.
유아들에 대한 연구를 하면 할수록 교육과정이 아무리 좋아도 이를 풀어가는 교사들에 의해서 교육의 과정과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이 보인다. 때문에 교사들의 철학, 인성, 전문적 지식, 실천력에 더 까다롭게 된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교육 철학과 지식이 틀린 상식을 고집하면 유아들에게 좋은 교사일 수 없다. 오늘 또 식사시간의 아동학대가 뉴스를 탔다. “내 아이도 다 그렇게 가르쳤으니 잘못한 것이 없다”는 어느 아동 학대 종사자의 진술처럼 자신의 잘못된 지식과 상식으로 유아들을 가르치려는 교사가 담임을 맡아서는 안 된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8. 08. 17.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