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 교육으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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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설명회에 참석해 주신 부모님들께 “충분히 알아보시고 직접 판단하셔야 한다”는 당부를 깜박 잊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나친 정보의 홍수 속에서 깊이 있는 생각을 방해받고 있다. 사람은 소속감에 대한 본성이 있지만 소속된 집단의 전체주의적 사고만 있고, 자신의 판단이나 사고가 없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자신만의 사고가 없으면 모르는 사이에 악(惡)에 가까워 질 수 있다. 교육에 대해서 어른들이 사고하지 않고 그렇게 세상에 맡겨버리면 우리 유아들이 피해를 받는다.

2015년 ‘유치원 공공성 확대 방안’연구의 연구책임자였던 나는 최근 우리나라를 달구는 유아교육 이야기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정말 많이 느낀다. 공공성을 충분히 설명했었다. 공공성의 정의는 하나로 정의되지 못하며 마르크스적 공공성이 아니라면 결과 못지않게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었는데 현 정치인들이 간과하고 있다. 나도 연구에서 국공립의 확대가 필요함을 주장했다. 그러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하며 유아들의 권익이 과학적으로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했었다. 연구자들의 연구에서 각자 필요한 부분만 인용되고 난도질 되어서는 안 되기에 이제 더 이상 정책연구를 하지 말아야겠다.

난 다른 것은 모르니 유아들만을 주체로 생각하자는 입장만 고수한다. 내가 연구하면서 국공립 유치원에 보내는 부모님들 다수가 오후에 사교육비용 마련을 위해서 국공립을 선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우리 사회의 과제는 유아 발달에 적합하지 않은 교육을 없애는 것이 라고 밝혔었다. 우리나라 유아를 위한 공공성 확보의 선결과제는 유아를 주체로 하는 정책과 적용이다. 유아를 볼모로 한다는 말들은 많이 하지만 유아들을 교육하는 내용이나 철학적, 과학적 가치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이 없어 보인다. 공공성은 정부가 개입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국가가 못한다면 우리 유아들은 부모님들이 지켜주어야 한다. 자녀가 태어나면서부터 부모님은 자녀를 위해서 삶의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우리는 대단한 교육열을 가졌다. 그 교육열의 방향이 과학적이고 논리적이라면 우리 자녀는 행복할 것이며 경쟁력을 가질 것이다. 유아의 행복과 미래만을 생각하는 제도와 문화를 가진 몇몇 나라를 교육선진국이라고 생각한다. 이 나라들은 가능한 자연에서 노는 것을 강조하고 있으며 교사의 자격기준이 높다. 내가 선진국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이를 실천하기 때문이다.

유아기 교육은 간단하다. 놀이만 해야 한다. 과학적으로 놀이를 풍부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교육이 가장 좋은 교육이다. 내가 진행해온 4년간의 놀이에 대한 연구가 정리 단계에 있다. 선행연구에서 찾지 못한 사실을 찾아내면서 힘들고 막막했던 연구과정에 대한 보상을 받는다. 놀이성이 높아지려면 유아들은 자유롭게 사고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져야 한다. 유아기에 관찰력을 기르고 외압(부모님 기쁘게하기도 포함)없는 자유로운 사고는 이후 학령기, 성인기에 창의적이고 깊이 있는 사고를 할 수 있는 기초가 된다.

유아들이 가정에서 놀이성이 발휘되고 있는지 무엇을 해주면 좋을지 알기 위해서 부모님들의 관찰이 선행되어야 한다. 얼마 전 상담을 위해서 ‘조화적합성’ 조사를 했었다. 이는 부모님이 바라는 자녀의 모습과 현재 자녀의 상황이 일치하는지, 부모님이 바라는 자녀상을 요구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자녀와 부모님이 모두 행복해지기 위해서 조화적합성이 일치되면 좋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가능한 부모님이 자녀를 이해하고 맞추어서 양육하려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에서 유아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작은 과제들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그 결과에 대해서는 다음에 이야기를 해보기로 한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8. 10. 29.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