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 선생님은 왜 자랑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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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년째 교육이야기를 이어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매번 다른 느낌의 이야기를 쓴다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 당시의 이슈를 논하고 싶은데 선생님들이 부모님들과 소통하면서 다급하다고 생각하는 주제를 제안하기도 하고, 내가 우선해서 써야 한다고 느끼는 주제를 쓰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지난 주 교육이야기는 지난 글을 다시 편집한 내용이었다. 유아들의 학습에 대해서 부모님들이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며 선생님들이 지난 글의 내용을 찾아서 제안했다. 놀이가 곧 학습이 될 수 있음을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유아들의 놀이가 자발적 학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유아들에게 자극이 필요하고 새로운 것에 관심이 집중되는 계기가 있어야 한다. 우리 유치원의 핵심어가 관심을 집중하는 도구이다. 이번 주에 여름 반 선생님이 사진을 보여주면서 신나는 모습으로 자랑을 했다. 이번 주 핵심어가 버섯이었는데 유아들이 콘플로 영문 mushroom을 자유놀이 시간에 표현을 해서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오후 자유놀이 시간 중

유아 1 : 선생님 이것 좀 보세요!

교사 : 오? 무슨 글자를 표현한 거 같은데요?

유아 1 : 이거 mushroom 이에요! 콘플로 만든 거예요.

유아 2 : (다문화 종이를 들며) 선생님, 이거 보고 만든 거예요!

교사 : 콘플로 알파벳을 표현 했구나. (콘플을 가리키며) 이건 무슨 알파벳이에요?

유아 1 : R이에요. R. 르르 R.

유아 2 : 이거 봐요! 이거 O에요. O! (1/4 뚫린 원기둥모양 콘플 네 개를 보여주며) 이거 동그라미 됐잖아요!

오전 시간에 했던 다문화 손 종이를 들고 친구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다문화 mushroom을 완성하는 모습이 보였다. 다문화 손 종이를 들고 알파벳 하나하나를 만들기 위해 단어와 콘플의 모양을 번갈아 가면서 표현하는 모습을 보니 다문화와 콘플 활동의 연계도 자연스럽게 이루어 질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유아들의 자발적인 놀이를 통해 새로운 활동을 계획할 수 있음을 느꼈다.

위의 평가 내용은 교사가 쓴 것이다. 선생님은 왜 나를 보자마자 신이 나서 자랑을 했을까?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 선생님은 오전에 꾸준히 해온 다문화(알파벳) 놀이가 유아들의 관심을 끄는 효과가 있었음에 신이 났을 것이다. 둘째, 놀이를 새롭게 재탄생시킨 제자들에 대한 자부심이 선생님을 신이 나게 했을 것이다. 셋째, 유아들이 새로운 활동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 준 것도 선생님을 신나게 했을 것이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놀이가 학습으로 이어지는 좋은 예를 보여주었다. 교사와 함께 했던 짧은 활동이 유아들의 자유놀이 시간에 자발적 놀이의 소재가 되어주어서 유아들은 자발적으로 놀이를 만들어 내고 학습을 한다. 이것이 가장 좋은 학습방법이기에 우리 유치원의 모든 활동은 늘 새로운 놀이를 시도하고 격려한다, 늘 모든 유아들에게 똑같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아도 언젠가는 유아들의 놀이에 소재가 되어 드러난다. 어떤 활동에 어떤 유아들이 놀이 능력을 보여줄지 모르지만 우리 유치원의 모든 활동은 놀이성 연계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자발적 놀이는 유아들이 가장 행복하고 가장 빠르게 발달하는 방법이며 학습능력을 키울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다. 유치원에서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유아들이 유치원에서 했던 활동을 연계할 수 있도록 시간과 여유를 갖는 다면 더 많은 놀이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고 그 놀이들은 학습으로 이어질 것이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9. 08. 20.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