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 문해와 숫자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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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를 읽는 것과 수 개념의 기초는 단순한 기술이다. 그런데 그 기술을 습득하기까지는 여러 가지 발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야 한다. 우선 도형변별력이 필요하다. ㄱ 과 ㄴ 이 다른 것을 알기 위해서는 방향, 도형감각이 먼저 생겨야 하는 것이다. 선행되어야 하는 발달들을 무시 한 채 무작정 기획된 진도에 맞추어 한글을 지도(서적과 학습지는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하려다 보면 오히려 가졌던 관심을 줄어들게 만들거나 재미없는 활동으로 인식시킨다.

문해발달은 언어적 발달의 극히 일부 기술인데 눈에 바로 보이기 때문에 유아들의 언어발달과 문해발달을 동일시하게 되는 듯하다. 글자를 아는 것은 천천히 발달하더라도 대화를 하는 상호작용의 경험과 언어적 자극은 충분히 제공 되어야 한다. 문해발달은 언어발달을 기초로 관심 있는 것, 가까운 것, 스스로 발견한 것을 중심으로 지도해야 한다. 우리 유치원 유아들의 문해발달 준비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것 같다. 아래는 얼마 전 봄 반의 관찰기록이다.

00이가 앞으로 나와서 화면에 쓰여 있는 ‘도토리’의 ‘리’를 가리킨다.

00 : 이거 내 이름에 있는 ‘리’ 다!! 선생님 이거 제 이름에 들어가요!

교사: 맞아요.

도토리 단어를 보고 자신의 이름에 들어가는 자음과 도토리에 들어가는 자음이 동일한 것을 발견하였다. 자음과 모음을 분리하여 발음 소리를 이야기 나눈 후 어린이들이 자신의 이름에서 찾아보는 전이 활동을 하며 간식을 먹었다.

간식 받는 상황 00가 우유팩에 적혀 있는 ‘우’, ‘유’를 가리키며 이야기 한다.

00: (‘유’를 가리키며) 선생님 우리 엄마 이름에 이거 들어가요.

교사: 아 진짜요?

00: 그리고 (‘우’를 가리키며) 이거는 내 이름에 들어가요.

교사: 맞아요. 00 할 때 ‘우’가 우유 할 때 ‘우’랑 같은 글자에요.

이렇게 서서히 나와 가까운 것부터 관심을 가지고 알아가야 한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9. 09. 25.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