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유아들에게 무엇이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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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유아교육은 이원화 되어있다. 관리주체로 나누면 보건복지부 산하 어린이집과 교육부 산하 유치원으로 나뉜다. 설립주체로 나누면 모든 예산을 국가가 감당하는 공립, 설립과 운영책임을 개인이 감당하는 사립으로 나뉜다. 이렇게 복잡하게 된 원인은 성인들의 정책 때문인데 가장 큰 원인만 보자면 80년대 초반 취원율이 한자리 수에 불과하여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저하되어 있었다. 예산은 없고 취원율을 올리기 위해서 민간의 설립을 부추기는 여러 가지 지원책을 내어 놓았다. 덕분에 우리나라 유아교육은 개인설립이 주도하게 되어버렸다.

교육의 보편성을 위해서는 설립과 운영비가 모두 국가부담인 공립이 주류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겠으나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사립유치원의 역할을 인정해야 한다. 더불어 최근 여러 연구기관에서 공립유치원에 어마어마한 예산이 투입된다는 것을 밝혔다. 사립유치원 연합회의 주장은 사립유치원 지원을 늘려서 공립에 근접하게 부모부담을 줄여달라는 것이니 틀린 말도 아니다. 이 주장은 유치원의 보편적 교육에 비중을 둔 것이다. 사립 중·고등학교와 같이 지원을 받고 근거리 배정이 되는 형식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교육의 선택권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한 만큼 사립초등학교와 같이 선택의 여지가 있는 것도 필요하다. 지금 부모님들에게 지급되는 바우처와 유치원 지원을 늘리는 것은 전혀 다를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논의될 필요가 있다. 지원방법이나 방향은 교육의 질을 좌우하게 된다.

우리 유치원도 연합회의 일원이므로 많은 고민을 했다. 연합회의 주장에 모두 동의할 수 없어도 일정부분 따르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립유치원은 건학이념, 교육철학이 유지되면서 교육선택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작년 유치원 공공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도 밝힌바 있다. 지원을 받으면서 특색을 잃어버릴 생각은 없다.

무엇보다 가장 큰 고민은 어른 세계의 잘못으로 왜인지도 모르고 유치원을 쉬어야 하는 유아들을 이해시킬 방법이 없다. 주말에도 유치원에 가야 한다고 부모님들을 괴롭히는 우리 유아들에게 왜 유치원에 오면 안 되는 것인지 설명을 할 방법이 없다. 오래전부터 교사들의 주장이 아무리 좋은 것이어도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하는 것은 비판했었다. 입장이 복잡하지만 옳다고 생각한 것을 스스로 깨고 싶지 않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6. 06. 23.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