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마음으로 감상하는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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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번 알아보았는데 가까운 곳에서 유아들이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관이 없었다. 아쉬운 대로 주제와 맞는 명화를 감상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가까운 곳에서 조각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무조건 일정을 맞추기로 하였다. 사실 이번 기획전은 우리 유치원에서 요리를 해주고 계신 요리사님 아버님의 추모전이었다. 젊은 연세에 안타깝게 병환으로 운명을 달리하셨기에 작가협회에서 기획해 주신 거란다. 그 이야기를 학기 초에 듣고 우리 유아들 좀 보여 달라고 부탁을 했었다.

가기 전 전시될 작품을 사진으로 받아서 전날 유아들에게 무엇을 실물로 보고 싶은지, 무엇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은지 이야기를 나누고 갔다. 유아들은 사진에서 보았던 작품을 실제로 보니 달라 보인다고 하기도 하고, “여기 돼지 안에 고기 인줄 알았는데? 어? 차가 있어요?”, “어? 저기 사람도 있네요? 새도 있어요. 그런데 왜 사람이랑 새랑 다 돼지 안에 있어요?”, “어.. 돼지가 이 세상이에요?” 이런 말도 하면서 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조각전시회가 재미있었다고 한다. 유아들이 작품을 보며 생각을 하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느낀다는 것이 참 기뻤다.

유아들의 경험은 중첩될 수 있다면 가장 바람직하다. 이번 전시회처럼 한 번의 경험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많은 것을 하기 보다는 한 가지라도 자신의 생각을 투영할 수 있도록 여유를 주어야 한다. 생각할 여유를 주기 위해서는 작은 것이라도 길게 생각할 수 있도록 질문을 많이 하거나 정답을 요구하면 안 된다. 그래서 우리 유치원에서는 어디에서 무엇을 보든 하나만 이라도 잘 보고 친구들에게 설명해 주자고 한다. 이렇게 하였기 때문에 작품을 감상하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모습, 작가의 마음을 읽으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우리 유아들이 이런 감성과 관찰력으로 자라준다면 예술을 이해하는 눈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6. 06. 30.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