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기가 또 지나갔다. 며칠 전 선생님들과 연수하다가 우리 유치원의 정체성에 대한 선생님들의 생각을 알고 싶어서 왜 하필 우리 유치원에서 일을 하는 것인지 브레인스토밍을 해 보았다. 나온 의견을 핵심어로 정리해 보면서 교사에게 우리 유치원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배움, 자긍심, 전문성, 역동성, 행복이라고 의견이 정리되었다. 현장에서 교사로 일하면서도 일만이 아니라 배움이 있다는 것, 우리 유치원 교육이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며 자긍심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유아들도 역동적으로 생활하고 행복해 하니까 교사들도 함께 역동적이고 행복하다는 것이었다. 유아들을 위해서 애쓰는 선생님들도 미래가 있고,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분석적 사고를 한 적은 없었다. 교육대상이 유아라서 좋은 수업을 위해서 업무가 과중하여 늘 마음이 무거웠었다. 선생님들의 의견을 알고 난 후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졌다. 결국 선생님들도 유치원의 본질이 지켜질 때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하지만 선생님들이 몸도 마음도 지치지 않을 수 있도록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가기 전 전시될 작품을 사진으로 받아서 전날 유아들에게 무엇을 실물로 보고 싶은지, 무엇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은지 이야기를 나누고 갔다. 유아들은 사진에서 보았던 작품을 실제로 보니 달라 보인다고 하기도 하고, “여기 돼지 안에 고기 인줄 알았는데? 어? 차가 있어요?”, “어? 저기 사람도 있네요? 새도 있어요. 그런데 왜 사람이랑 새랑 다 돼지 안에 있어요?”, “어.. 돼지가 이 세상이에요?” 이런 말도 하면서 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조각전시회가 재미있었다고 한다. 유아들이 작품을 보며 생각을 하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느낀다는 것이 참 기뻤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6. 07. 15.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