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만보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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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을반 어린이 두 명이 만보계를 가지고 왔다고 한다. 디지털로 되어 있는 제품인데 어머니들이 가지고 계시니까 유아들이 가지고 온 것이란다. 어머니들께서 많이 움직인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하는 얘기를 듣고 그 결과가 궁금했다. 선생님이 여쭤보니 유치원 다녀가면 만보가 넘는다고 하였다. 많이 움직여서 예상은 했었지만 정확한 기록이 나오니까 흥미로왔다.

과학문명의 발달이 교육에도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미 컴퓨터와 세상의 발달이 교육을 바꾸었다. 찬밥신세였던 유아교육이 가장 효과적인 교육투자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자본을 투입하는 계기를 만든 것도 과학 발달의 힘이다. 빅데이터에 의한 국제기구의 연구결과가 각 나라들이 유아교육투자를 늘리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그런데 한계에 부딪혔다. 교육의 방법에 대해서는 연구나 권고를 따르지 않고 자본만 투자하여 유아들을 더 망치는 우리나라와 같은 사례를 만들었다.

아마도 인문학적 연구결과가 설득력이 부족했기 때문인 듯하다. 그런데 교육방법의 효과성에 대해서 공학적 사례나 해부학적 해석이 가능해지면 그 믿음이 확실해지지 않을까? 디지털 만보계로 우리 유아들이 많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처럼 우리 유아들의 몸 속, 머리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 지금도 누구나 사용할 수는 없지만 뇌의 활성화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기기들은 있지 않은가? 유아들에게 단편적이고 지시적인 지식을 넣어주고 있을 때 뇌의 기능이 어떻게 되는지 눈으로 볼 수 있다면 좋겠다. 유아기에 어떻게 해주어야 뇌가 활성화 되는지 확인해서 보여주고 싶다. 나는 소아정신과, 뇌 과학 분야의 연구물을 설명하지만 부모님들에게는 실증적인 자료가 훨씬 효과적으로 전달될 듯하다. 정말 내 아이의 뇌 활성 정도를 보여드리고 싶다. 아직은 이런 기기들이 휴대를 하거나 교실에서 사용하는 형태로 상용화 되지 않고 실험실 상황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큰 반향이 없으며 통계적으로도 문제가 있다. 하지만 곧 실제 상황에서 측정이 가능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교육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선생님이 어떻게 말하고, 질문했을 때 유아들의 뇌세포가 깨어나는지 연구자들의 주장이 눈으로 보여지게 될 것이다.그렇게 되면 지금처럼 죄의식 없이 유아들을 억압하는 교육은 못할 것이다.

우리 유아들의 신체변화와 운동량을 확인하고 싶어서 체성분 분석기와 디지털 만보계를 마련했다. 이처럼 기기가 발달하면 교육이 투명해질 것이다. 평소의 교육을 대충하고 부모님께 보여주기 위한 행사로 연명했던 교육기관들은 없어질 것이다. 또한 교사들이 마음대로 유아들에게 강요하는 주입식 교육이 사라질 것이다. 빨리 뇌파기기도 소형화, 상용화되기를 바라며.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6. 07. 15.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