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도움을 요청하는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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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우리 유아들이 미래에 틀림없이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고귀한 신분에 따르는 높은 도덕적 의무와 책임)가 요구되는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자칫 다른 사람에 대한 특권의식과 혼돈을 할 수도 있겠으나, 자신이 가진 것을 감사한 마음으로 적절한 곳에 베푸는 것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의 중요한 특성이다. 우리 유아들이 미래에 어떤 일을 하든, 어떤 위치에 있든 자존감 높고 사회적 의무를 기꺼이 감당하는 사람들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유아들이 도움을 청하거나 도울 때 어떤 태도를 가져야 옳은 것인지 철학적으로 인문학적으로 고민을 했었다.

우리 유아들 중에는 다른 친구들의 일에 간섭하거나 도움을 주면서 칭찬받고 싶어 하는 유아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행동은 절대로 진정한 도움이라고 할 수 없다. 다른 사람(어머니, 아버지, 선생님등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의식을 갖도록 칭찬을 자제하고 과정을 독려하며 지켜보는 것이 우리 유치원의 방침이다. 그리고 도움을 주거나 청할 때는 정확하게 표현하고 당당하게 표현하도록 한다.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할 때는 “도와줄까?” 도움을 받고 싶을 때는 “도와줘”라고 당당하게 말하도록 지도한다. ‘세계 여러 나라에 관심을 갖는다.’가 누리과정의 일부이다. 그러나 세계 여러나라라는 주제는 유아들에게 너무 막연하다. 우리는 핵심어로 인디언을 정하고 인디언을 중심으로 여러 인종을 편견 없이 바라보는 시선을 갖도록 여러 활동을 했다. 이어서 우리에게 도움을 청한 케냐의 어린이를 돕는 방법으로 음악회를 준비했다. 그 과정에서 한 여름 반 유아가 “그런데 어떻게 그 먼 곳에서 도와달라고 이야기를 했어요?”라고 질문을 했다고 한다. 또 어떤 유아는 친구의 요청이 없었는데 친구의 활동을 도우려하자 “얘들아, 친구들이 하고 있을 때는 도움을 주지 마. 혼자 해볼 수 있게!” 라고 말했다고 한다. 우리 유아들이 도와야 할 때와 도움을 주는 방법을 깨달아가고 있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6. 10. 20.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