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정리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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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복잡해지고 집, 서류, 파일들을 잘 정리하지 않으면 활용할 수 없으며, 오히려 발전에 저해가 된다. 정리하는 것의 기본은 꼭 필요한 것을 구분하고 비우는 것이다. 교구를 가져다 놓을 때도 무엇을 비우고 넣을 것인지 제자리를 먼저 생각하자고 연수시간에 선생님들께 말했었다. 전에도 한 번 일기를 쓴 적이 있지만 유치원들은 교구나 교재 등을 정리하지 않고 버리지 못해 활용도 못하는 교재 교구들이 소중한 공간을 채우고 있는 곳이 많다. 1970년대 교구를 아직도 가지고 있는 유치원을 본 적도 있다. 우리 선생님들에게 우리 유치원은 그렇게 하지 않기를 당부 했었다. 작년에 찾은 내용들이 올해 새로 바뀔 수도 있다. 사실 해마다 비슷비슷한 내용을 하는 것 같지만 조금씩 다른 내용들을 수업해야 하기에 작년이나 재작년 자료로 그대로 수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교실에 있는 교구들도 유아들이 가지고 놀기에 적합한 만큼만 제공되어야 하며, 흥미에 적합한 내용들로 채워져야 한다. 그냥 가구 같이 되어버린 교재 교구는 교실에 있을 필요가 없다.

어느 선생님의 기록이다.

선생님 : 오늘 우리가 놀이하는 교구 중에 사용해보고 동생 반에 가져다줄 수 있는 것을 찾아보세요. 우리는 필요 없지만 동생들에게 가져다주면 정말 즐겁게 놀이할 수 있을 것 같은 교구를 5개 찾아보기로 해요.

선생님, 아기 인형이요. / 선생님, 병원 놀이요.

선생님 : 정말 우리가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거예요?

네, 시시해요. / 그럼, 벽돌블록도요. / 안 돼 안 돼 벽돌블록은 필요해.

(천을 건네며) 이것도요. / 동생들 만약에 추우면 덮으라고 해요. / 선생님, 이 물고기 자석도 동생들 줘요.

선생님과 이런 수업을 하면서 유아들은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우리에게 필요 없는 것인지, 우리 교실에 무엇이 있는지 생각하게 되었을 것이다. 다음에는 동생들을 주는 것 외에도 우리가 버려야 하는 것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가정에서도 유아들이 어머니들과 이런 경험들을 하기를 바란다. 어디에 무엇이 있는 것인지도 모르는 공간은 활용하고 사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유아들이 물건을 살 때도 제자리가 어디인지 생각하고 사는 습관을 갖길 바란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6. 10. 25.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