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검사결과는 유아들의 개인정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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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수업은 첫째 학습자를 이해하기, 둘째 학습자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회주기, 셋째 학습자의 입장에서 평가하기이다. 우리 유치원에서 이것저것 검사를 하고 유아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이 검사가 유아를 이해하는 것 외에 다른 기능이 있었다. 우리 선생님들에게 자긍심을 느끼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았다. 어떤 선생님이 이렇게 썼다. ‘반 편견 검사에서 유아들의 점수가 확연하게 높아진 것을 알았다. 만점인 친구들도 많이 생겼다.’ 이 선생님은 아마 그 동안 유아들과 보내며 열심히 노력한 흔적에 대해서 자긍심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성 역할인식이 왜 중요한 것인지 전에 일기를 쓴 적이 있어서 굳이 설명하지 않는다.

유아들의 변화에 대해서 선생님들은 뿌듯함을 느끼지만 일부 검사결과는 늘 달라진다. 대표적으로 현재의 환경에 대한 정서적 의미를 담은 HTP검사를 들 수 있겠다. 이런 검사들은 현재의 검사 분석이 유아들의 지속적인 발달을 의미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유아들은 아직 충분히 가소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단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도록 선생님들을 늘 지도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 상담을 마친 선생님이 유아의 상담내용에 대해서 부모님들끼리 공유하는 것 같다고 걱정을 하였다. 유아들도 인권이 존중되어야 하므로 자녀의 이야기를 부모님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부모님들이나 주위의 사람들에게 가볍게 말하면 안된다. 주위사람들은 한번 들은 정보로 유아들을 쉽게 낙인찍을 수도 있다. 주위에서 유아들을 고정된 시각으로 보면 정말로 유아들이 고정되어 버릴 수도 있다. 유아들이 말을 하지 않지만 모두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부디 자녀의 인권과 발달에 대해서 가볍게 말하거나,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 우리 유치원의 부모님들이시길 바란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6. 11. 02.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