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교육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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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비보를 접하게 되었다. 어린이집도 아닌 유치원에서 정교사들이 유아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는 뉴스를 보았다. 그런 일이 생길 때마다 이유는 밝히지 않았던 매스컴에서 이번에는 그 원인을 분석해보려는 노력이 보여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사고가 났을 때마다 언제 어떤 이유로 그런 사고가 났는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그저 교사들이 유아들을 폭행했다는 것에만 집중되어 있어서 많이 안타까웠었다. 이번에는 유아들이 재롱잔치 연습을 열심히 하지 않아서 폭행을 했다는 내용을 보도 했다. 주변 교사들은 왜 신고를 하지 않았냐는 경찰의 질문에 매일 얼굴을 보는 동료라서 신고할 수 없었다고 한다. 9명의 교사 중 6명은 폭행을 하고 3명의 교사는 묵인을 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몇 가지 문제점을 생각해본다. 첫째, 부모나 교육자들의 이기심이다. 유아들에게 매일 반복적인 연습을 하는 것은 참으로 의미가 없다. 예쁜 화장을 하고 예쁜 옷을 입고 부모님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기쁨조가 되어야 하는가? 사회적인 인식이나 부모님들 인식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예쁜 옷을 입고 예쁜 춤을 추는 유아들 뒤에 숨어져 있는 이야기나 그 뒤에 숨은 비교육적인 상황에 대해서 왜 관심을 갖지 않을까? 부모님들이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교육자라면 부모님들을 설득해야 하겠지만 자신들의 이권과 부모님의 요구가 부합되기에 부모님들 입맛에 맞는 재롱잔치를 강행한다. 이것이 농단이다.

둘째, 성인과 유아의 관계를 상명하복의 관계로 보는 사회적 인식이다. 밥을 안 먹어서 때렸다거나 재롱잔치를 준비해야 하는데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았다는 등 발단은 유아들이 하기 싫어도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 너를 위해서 그러는 것이다”라는 논리이다. 충분히 이해하도록 시간을 가지고 기다려주고 공감을 이끌어 내야 한다. 그래도 안되는 것은 적절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성인으로써 다음 세대에게 민주적 절차를 가르치는 방법이다.

셋째, 정의롭지 못한 교육자들의 가치관이다. 교사는 정의로운 태도가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는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아무리 친한 동료라 하더라도 유아들 입장에서 아동학대를 발견한 즉시 신고를 했어야 한다.

재롱잔치를 하는 모든 곳에서 폭행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대신 동물을 훈련시키듯 초콜릿이나 사탕으로 유아들을 다루고(?) 있지는 않을까? 부디 이 나라의 부모님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이면을 생각하는 혜안을 기르기를 바란다.

더불어 이 나라의 교육자들이 학생들을 위하여 정의롭고 용감한 사람들이기를 바란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에서 몇 명의 사람에게 국정은 농단 되었지만, 유아들이 주인인 교육기관에서 부모님이나 교육자들이 이권을 챙기는 교육 농단은 없어지길 바란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7. 01. 13.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