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숲이 준 선물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

산에 오르며 내가 보물이라고 생각한 자연물을 하나 주워서 올라가는 상황.

^^ : 선생님! 저 나뭇가지 주웠어요.

선생님 : ^^이는 왜 나뭇가지가 보물이라고 생각했어요?

^^ : 놀이도 할 수 있고, 뭐 만들 수도 있어서요. 숲이 주어서.

선생님: 그럼 이 나뭇가지로 할 수 있는 놀이는 무엇이 있을까요?

^^ : 다리 만들기랑, 나뭇가지로 그림 그리고 이름쓰기요!

00: 선생님, 나 도토리 많이 찾았어요!

선생님: 몇 개나 찾았어요?

00: 어.. (손바닥을 펴면서) 여기.. 하나, 둘, 세 개!

선생님: 세 개나 있구나.

00가 웃으면서 걸어간다.

00: 이건~ 놀다가 다람쥐가 오면 나눠 줄까? 그럼 좋아하겠지?

**: 다람쥐한테 주자~

이 글을 읽고 두 기록에서 무엇이 보였을지 궁금하다. 각기 다른 여름 학년의 관찰기록이다. 숲에서 보물이라고 생각하는 자연물을 주우면서 산으로 올라가는 활동을 하고 있었나보다. 난 이 기록에서 많은 것을 보았다. 나뭇가지도 소중한 선물이라는 생각을 하는 유아와 선생님의 대화에서 일시적인 느낌이라고 하더라도 늘 보던 하찮은 것에서도 이런 생각을 하는 우리 유아들이 다행스럽고 참 좋았다.

‘많이’ 라는 표현이 구체적으로(세 개로) 바뀐 유아는 도토리를 통해서 구체물의 수를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보다 다람쥐에게 나누어 주겠다는 따뜻한 마음은 산에서 놀면서 자연히 체득된 마음이 아닐까? 가끔 산에서 뭐하고 놀이 하냐고 질문하는 분들이 계시다. 무엇이 좋아지냐고 질문하시기도 한다. 참 난감한 질문이다. “딱히 한 마디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다 좋아요” 라고 요즘은 일축한다. 신체발달은 물론이고 정서, 사회, 언어, 수, 과학 등 모든 이야기를 설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설명을 하자면 한 학기, 일년으로도 모자랄 것이다. 조금 더 효과적으로 설명할 방법을 찾아야겠지만 등산 조차도 그냥 등산이 아니라 어른보다 많은 것을 찾고 느끼도록 발문을 한다는 것과 그 과정이 모두 다름을 무엇으로 설명하겠는가?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7. 03. 17.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