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담그었던 된장을 지난 달 부터 먹기 시작했다. 정말 먹을 수 있을지 걱정을 했지만 심지어 맛도 있다. 작년의 일기를 보았더니 메주를 만들지 못한 아쉬움이 쓰여 있다.
‘지난주에는 유아들이 콩을 주제로 많은 활동을 하였다. 반별로 콩밭을 만들고, 콩의 영양도 알고, 콩 노래도 부르고, 콩처럼 뛰고 오늘은 간장을 담그었다. 이제 간장도 얻어온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담을 것을 먹을 수 있겠지? 메주는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아쉽다…)“
그래서 올해는 메주를 만들어 보았다. 된장을 담글 정도의 메주를 만들지는 못하지만 콩이 된장국이 되는 과정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것에 목표를 두었다.
- 선생님, 콩이 커졌어요~!
- 그리고 이게 뭐에요? 껍질이 있어요.
- 몸이 커지니까 껍질이 작아서?
콩을 물에 불린 후 유아들의 반응이다. 여러 반의 반응을 모아 보았다. 콩 껍질이 함께 불려지지 않아서 벗겨진다는 생각은 나도 처음 하게 되었다.
- 딱딱해요.
- 변화가 없을 것 같아요.
- 더 뚱뚱해지나?
삶기 전 가마솥에서 삶으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예측해 보고 점심을 먹고 나서 다시 가마솥으로 가서 삶아진 콩을 열어보며 대화를 나눈다.
<솥뚜껑을 열자마자>
- 어? 무슨 냄새가 난다.
- 이거 고구마 냄새 같아.
- 선생님, 이 콩 먹어도 돼요?
- 이 콩 진짜 맛있다.
어떤 반은 너무 먹어서 메주가 작아졌다고 한다. 그럴 줄 알았으면 콩을 7Kg이 아니라 20Kg 쯤 할 걸 그랬나 싶다. 유아들이 콩을 먹을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선생님들은 어부지리로 이제 콩도 잘 먹게 되었다고 ‘버섯 효과’에 이어서 ‘콩 효과’라고 우리 핵심어의 가치에 이름을 지었다.
봄이라서 유아들이 하루가 모자라게 바쁘다. 이렇게 할 수 있는 봄이 있어서 참 좋은데…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7. 04. 10.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