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최고의 사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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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연구 보고서를 토대로 ‘최고의 사교육’ 이라고 방송하는 것을 보았다. 뉴스에 여러 번 인용되는 의도는 고가의 사교육을 시키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의 차이를 통해서 빈부격차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난 그 취지와는 다르게 전달하는 내용이 매우 유감스러웠다. ‘최고의 사교육’ 이라는 표현이 옳은 것이다.

최고의 사교육이 어떤 것인지 질적인 설명은 없이 금전적으로 많이 투자했다는 것만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나라는 아마 우리나라 밖에 없지 않을까? 가정의 양육자가 노력 없이 금전투자만으로는 절대로 좋은 교육이 될 수 없다. 어떤 분야에서도 성공한 사람의 뒤에는 배경이 있다. 천재로 칭송받던 사람들의 20년 후는 모두 기대 이하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비슷한 결과는 많은 연구자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즉 환경과 문화가 받쳐주지 않으면 사회에서 필요한 인재로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사교육의 피해를 경제적인 것으로만 치부하고 있다. 사교육조차도 학습자의 성향과 정서가 성패를 가른다. ‘줄 세우기’는 싫어하지만 사교육은 줄 세우기의 논리이니 나도 사교육의 효과를 줄 세우기로 생각해 보았다. 꼴찌도 사교육을 한다는 이상한 상황을 보면 결코 사교육의 힘이 모두에게 미치는 것은 아니다.

사교육을 시킨다고 해도 각자의 배경을 넘어설 수 없다. 최고의 교육은 안정된 정서, 가족의 믿음, 가족의 문화가 우선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주 양육자도 배워야 한다. 우리나라는 양육자가 유아기의 교육기관을 선택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유아기는 대부분의 성향이 결정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모두 같은 교육을 해야 한다는 논리는 동의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모두 공평하다고 생각하는 초등학교, 중고등학교와 같게 되는데, 선택이 어려운 의무교육이 정답이 될 수 없다.

최고의 교육은 유아들이 행복하고 미래가 요구하는 인간다운 가치 성향을 갖는 것이다. 최고의 교육이 되려면 교육기관의 철학이 가정과 맞아야 한다. 모든 유아들이 다르기 때문에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교육의 시작이다. 유아기를 모두 무상교육, 의무교육을 시키는 것이 옳은 것일까? 우리 유치원이 다른 모든 교육기관과 같았다면 존재가치가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본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7. 04. 28.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