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유치원의 필요성 및 목적이 확실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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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대선이 다가왔는데 아쉽게도 대선주자들의 교육공약이 유아들의 입장에서 유아교육의 본질을 고민하지 않는 듯하다. 늘 학부모가 강조되고 있다. 그래서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경계도 모호하다. 아래의 그래프는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발표한 자료이기 때문에 어린이집이나 학원(영유?)을 제외한 공사립유치원의 취원율이다. 1980년 0.4%에서 최근 50%까지 상승하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는 기관에서 유아기 교육을 해야 한다는 인식은 보편화 되었지만, 유치원의 필요성에 대해서 조목조목 말을 하기로 한다면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을까? 유치원은 유아들을 위해서 필요한 곳이어야 한다.

 

취원율은 출산율 고민과 함께 증가하였다. 이렇게 양적으로는 증가하고 있지만 유아들의 교육권에 대해서 질적인 고민은 아직 미흡하다. 사실 우리보다 출산율을 먼저 고민하던 나라들도 학부모 입장의 정책으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유아들에게 적합한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오히려 성공적인 출산정책을 완성하였다.

학부모들이 자녀의 행복에 집중한다는 것은 상식적인 일인데 왜 우리나라 대선주자들은 이런 본질을 간과하는 것일까? 유아교육은 유아들의 발달을 위해서 필요하다. 국가적으로 인지발달만 강조되던 산업사회에 초등교육이 의무화 되었다. 이후 연구들은 유아기의 고른 발달이 인간발달에 더 결정적이라는 사실을 알렸기 때문에 유아교육이 급성장 한 것은 불과 20년 안 밖이다. 더불어 부모들이 양육에 적절한 도움을 받는 것은 부가적인 것이다. 유아교육의 필요성은 곧 유아교육의 본질이다. 유아들의 입장에서 유아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그렇다면 우리 유치원이 존재해야 하는 필요성은 무엇일까? 유아들의 입장에서 가장 바람직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존재의 필요성이다.

우리 유치원은 유아들이 꼭 해야 하는 활동들을 제공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분절된 여러 가지의 과목을 여러 선생님이 하는 것은 유아교육에 있어서 바람직하지 않다. 유아들의 특성을 알고 있는 선생님이 일상을 공유하면서 다양한 교육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유치원은 발표된 이론들을 우리 유아들에 맞추어서 적용하고 재생산하는 기능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유치원이다.

유아교육의 목적은 유아들이 각각의 발달시기에 적합한 교육을 하는 것에 있다. 유아교육의 근본적인 목적이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적으로는 표심잡기, 국가정책의 반영 등의 수단으로 유아교육의 목적을 왜곡하게 된다. 학부모는 자녀를 대리만족, 자랑의 수단으로 유아교육의 목적을 왜곡한다. 유아교육기관이 유아발달에 부적합한 운영을 하면서 학부모의 요구를 우선 수용한다면 유아교육의 목적을 왜곡하게 된다.

유아교육의 목적은 유아기에 적합한 교육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유아들의 일생에 미치는 중요한 시기를 꽉 채우는 것임을 잊으면 안 된다. 유치원은 초등학교를 준비하는 곳이 아니며, 한글, 영어, 셈하기를 가르치는 곳도 아니다. 유치원의 목적은 유아기에 성취해야 하는 발달목표를 충분히 달성하는 것이다. 우리 유치원의 목적은 유아들의 신체, 사회, 인지, 정서, 심미감 등 모든 영역의 발달이 창의적이고 자존감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어떤 여름반의 기록에서 천천히 가면서 목적을 달성해 가고 있는 모습은 엿볼 수 있다.

유아들이 성장하면서 산 정상까지 빨리 올라 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점점 더 늦게 올라간다. 중간 중간 “여기 땅거미야!” “여기 왕개미야!” “여기 공룡시대 나뭇잎 같이 생긴 나뭇잎이 있어!”라고 이야기 하며 그냥 지나치는 것이 없고 한 번 멈추면 산에 올라가던 도중이라는 것도 잊고 열심히 관찰하는 모습을 보인다. 성장한 관찰력과 집중력이 기특하고 사랑스럽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7. 05. 07.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