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상담도 제대로 못 하고 일 년이 지나갔다. 올해는 매년 하던 대면 상담을 ‘줌’ 또는 ‘대면’으로 모든 부모님과 준비를 하고 있다. 상담의 당사자인 교사와 부모님이 상담의 목적을 정확하게 알고 목적에 맞는 질문과 대답을 하는 것이 짧은 시간에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석성숲유치원 1학기 상담의 목적은 어린이들의 발달을 이해하고 유아의 긍정적인 발달을 위해서 가정과 유치원이 힘을 모으자는 것이다. 유아들에게 고처야 할 행동이나 습관이 있다면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가정과 유치원이 일관된 태도로 발달에 부정적인 요인을 제거하고 긍정적 요인을 강화하기 위해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나는 상담을 앞두고 교사연수의 주제로 유아들의 발달과 부모님들 양육 태도에 대한 내용을 진행하고 있으며 담임교사들은 유아들의 발달을 확인하는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부모님들은 4가지 척도에 답을 하였다. 유아들의 검사와 부모님이 응답하는 척도는 모두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타당성과 신뢰도가 검증된 자료이며 학술연구에도 사용되는 척도이다. 이 척도들이 어린이와 부모님을 모두 설명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표준화된 자료이므로 이해의 기초가 되어 준다. 8년 동안 두 분의 어머니가 이런 검사는 믿을 수 없다는 이의를 제기하셨다. 그 분야를 연구한 학자들이 연구결과에 의해서 제작하고 수정하며 표준화시킨 것이므로 연구자로서 이 검사도구들을 신뢰한다. 그러나 이 검사는 정답이 있는 시험이 아니다. 어떤 부모님이 맞고 어떤 부모님이 틀리는지 밝히려는 척도가 아니며 유아들의 행동에 따라서 부모님이 태도를 돌아보는 기준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유아들의 검사는 발달단계를 확인하는 검사와 현재의 정서, 인성 등 상황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검사로 크게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어린이들의 발달을 확인하는 것은 무리한 성취를 요구하지 않고 적절한 도움을 주어서 행복하게 발달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어린이들의 발달은 IQ와 같다. IQ의 기본은 정신연령과 생활연령의 비교이다. 즉, 같은 문제를 해결했어도 만 3세가 한 것과 만 6세가 한 것은 다르다. 이처럼 지금은 문제가 되지 않는 행동이나 습관이 내년에 혹은 그 다음 해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 만 2세에 혼자 밥을 못 먹는 것은 사회, 문화적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만 6세가 혼자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것은 사회관계, 인지발달에 지대한 방해가 된다. 만 2세에 못 먹던 습관이 어느 순간 만 6세에는 완벽한 식사예절을 갖추게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발달에 맞추어서 점차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하기 때문에 발달검사는 중요하다. 도형감각도 생기지 않고, 소근육의 힘도 없는 발달단계인데 한글을 주입식으로 가르치려 한다면 ‘지겨운 공부’를 가르치는 결과가 될 것이다. 한글을 가르치기 위해서 가위질, 색칠놀이, 도형놀이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한글을 읽더라도 앵무새처럼 읽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뜻까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글을 읽는 것은 특별한 결손이 없다면 9세 이전에는 된다. 하지만 마음과 머리로 느끼는 훈련은 어린 나이부터 해야 한다. 이런 공감능력의 발달은 ‘조망수용능력’발달 검사로 알 수 있다. 조망수용능력이 없다면 이해하기 연습이 제공 되어야 하고, 발달 된 후에는 나무랄 것은 나무라야 한다. 조망수용능력이 생겼는데 나쁜 행동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좋은 말로 타이르기만 하면 상황을 이용하려는 마음이 생기고 거짓말과 음해를 일삼는 나쁜 습관이 생기기 쉽다. 성역할평등 검사는 유아들이 자신의 성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 있게 효능감을 느끼도록 지도하기 위한 검사이다. 성 평등 인지도가 낮은 유아들은 자신의 욕구보다 남의 시선에 신경을 쓰는 타율적인 사람이 되기 쉽다. 유아기에 주변의 모든 사람이 “남자답게, 여자답게”를 강조하면 고정된 역할 의식 때문에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가 어렵다. 자기조절력검사는 자존감을 가지고 실패한 작업에 재도전하는지 확인하는 검사이다. 이런 검사들은 유아기에 교육자들의 노력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음으로 검사가 더 의미가 있다. 각각의 지도 방법은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해 나갈 예정이다. 검사결과를 반영하여 적절한 교육이 이뤄지길 바란다. 이 검사들이 결국 우리 유치원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의 방향이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21. 04. 01.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