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아동교육부(2022.5.24.)는 새로운 시험과 평가 제도를 도입하여 학습동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학생들의 복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하기 위해 연구 시범학교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아동교육부 장관은 “현재 교육평가 시스템은 학업성취도 점수로만 부여하기 때문에 실제로 학생들이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 제대로 인정하거나 반영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하였고, 국가시험을 변경하는 것에 교육전문가와 학부모가 동의하였다. 평가는 성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향상하고, 학생들의 복지에 기여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평가 방식을 연구하겠다는 것이다, 형성 평가 시, 기존 교육평가 방식처럼 점수로 부여하는 것을 자제하고 학업에 성실함과 과정을 등급으로 표기하는 연구를 시범학교에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시범학교는 학업 노력이란 무엇인지 정의를 내리고 이를 평가하는 교사와 학생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학생, 교사, 학부모 및 학교장은 질서와 행동에 대해 어떻게 등급을 평가하고 구체화할 것인지 탐구해야 한다. 졸업 시험 때까지 학년제에서 벗어나 운영한다. 국어 및 수학 과목에서 구술시험을 실시하도록 계획한다고 했다. 개인의 행복과 발전을 학업 목적으로 생각하는 현대의 인권의식수준을 실천하는 시범 연구이다. 시험을 학생들의 학업 동기 향상에 도움이 되도록 하여 학생 복지에 기여하도록 만들겠다는 시도, 학업 노력이 무엇인지 현장에서 찾겠다는 시도, 학년 체계의 해체 모두 새로운 시도이다.
상반되는 중국의 이야기를 보면 어지러울 정도로 다른 세상이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공산주의가 맞는지 헷갈릴 정도로 많은 교육비용을 개인이 부담하고 있다. 정부의 산아제한정책으로 2015년 기준 중국의 도시지역 외동 자녀 인구는 전체의 86.3%인 1.939억 명이다. 외동 자녀에게 초등학교부터 대학입시를 위한 사교육을 시킨다, 가혹한 시험과 선발제도 아래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은 학업에 대한 부담으로 사교육 대열에 합류할 수밖에 없다(杨婷·黄文贵, 2020). 중국 정부가 학생들의 전인적 발달과 학업 부담을 줄인다는 명분으로 초등학교를 세 시 반 하교로 단축하자 치열한 입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기대와 방과 후 자녀의 시간을 메꾸기 위해 더 많이 사교육을 하며 위안으로 삼는다.
중국은 졸업 이후 생활환경까지 고려해 명문대에 진학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2015~2017년 졸업자 중 베이징에 남은 비율은 82.6%, 상하이가 79.5%로 대학 소재지와 취업, 생활지역이 밀접히 연관되어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百度新闻, 2018.06.11.). 중국 정부는 2021년 쌍감정책이라는 사교육 관리강화를 위한 강력한 조치를 발표하였다. 중국 정부는 현재 쌍감정책을 국가 핵심과제로 추진하고 관련 조치를 마련할 만큼 중시하고 있다(教育部, 2021).
중국의 사례는 우리나라의 사례라고 해도 좋을 만큼 비슷하다. 중국이나 한국은 입신양명을 위해서 학벌에 집중하는 유교적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서 그렇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공자는 논어에서 ’학이시습지불역열호(學而時習之不亦說乎)‘라고 하였다. 학문은 배우고 익히는 그 과정 자체가 즐거운 것임을 강조했다. 덴마크의 시도가 오히려 공자의 생각에 가깝다. 학업이 경쟁이 되고 시험이 선발기능에 집중되는 것은 계급주의의 산물이다.
부모는 자녀교육에 대한 교육 신념이 있어야 한다. 교육 신념을 지키기 위한 교육 방법은 자녀가 성장하고 발달하는 속도에 맞추어야 한다. 예를 들어서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기르겠다는 교육 신념을 가졌다면 3세에는 규칙과 관찰로 성향을 기르고, 11세에는 지식에 관심을 두도록 하고, 17세의 교육 방법은 배움의 양과 질을 구체화하도록 변화되어야 한다. 덴마크와 중국의 교육 동향을 보면서 국가, 민족,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서 자녀를 사랑하고 교육하는 방법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부모가 자녀에게 거는 기대의 크기는 다르지 않겠지만 그 기대를 충족하기 위한 교육신념과 교육방법은 아주 다르다.
시험과 공부는 별개의 것이다. 공부는 배움을 즐기고 스스로 커가는 과정에 만족감을 얻는 것이다. 시험은 시험 주체가 원하는 사람을 선발하거나 우열을 가리려는 것이었지만 덴마크의 시도처럼 현대의 발전된 인권 의식으로 시험의 기능을 다시 생각해야 할 때이다. 스스로 즐기지 못하는 공부는 본인의 행복과 지속가능한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학령기까지는 부모님과 사회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부모님이 공부를 바라보는 시각, 시험을 바라보는 시각이 자녀에게 투영되어 지배된다. 평생교육의 시대에 평생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교육을 행복하게 누리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부모님의 교육 신념부터 점검하고 단단하게 정립되길 바란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22. 06. 09 교육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