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어머니 한 분이 상담을 하고 가셨다. 아버지의 직업상 어쩔 수 없이 먼 나라로 2년쯤 나가셔야 한다고 했다. 유아들에게 너무 중요한 2년이기에 그 기간 동안 교육을 잘 하기 위한 질문거리를 가지고 오셨다. 그 질문 내용이 나에게 감동을 주었기에 상담에서 오고 간 이야기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내담자 : 전에 부모 교실에서 바라는 인재상을 정하고 목표를 세워 보라고 하셔서 생각해 봤는데 지혜로운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현명하고 분별력 있고 표면 너머를 보는 비판적 사고 능력을 지닌 사람이면 좋겠는데 그렇게 키우려면 어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상담자 :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많은 사건 사고와 만나고 해결하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꽃길만 걷길 바라는 마음이나 무조건 부모가 감싸주고 편안하게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문제든지 함께 생각하고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상생활에서 원하는 것을 말도 하기 전에 먼저 다 해주기 때문에 언어발달이 지연된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같은 맥락으로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접하게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을 쏟았다면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생각하고 스스로 닦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문제해결력과 연결되는 것이겠지요.
내담자 : 넓은 시각과 글로벌 마인드를 갖은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데 어떻게 길러주면 좋을까요?
상담자 : 영어를 잘하는 것이 글로벌 마인드가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것이지요? 어떤 사람이든 인정할 줄 알고 상대적 우열을 가리려고 하지 않는 성향이 글로벌 마인드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성장과 발달에 양육환경과 기질이 모두 영향을 미치지만, 성향과 관련된 것은 기질보다 환경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저 사람은 체격이 커서 좀 무서워 보인다.”라고 한다거나 “저 여자는 정말 날씬하고 예뻐서 좋겠다.”라는 식의 이야기를 듣고 자란다면 사람에 대한 편견을 키워갈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세상의 많은 사람을 이해하려는 마음보다 선입견이 우선될 것입니다. 지구촌의 일원으로 폭넓은 인류애와 겸손함을 탑재한 사람이 행복하고 성공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내담자 : 회복 탄력성과 끈기가 있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은데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담자 : 회복탄력성과 끈기도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 성향입니다. 기를 살려서 키운다고 무엇이든지 받아주고 잘못된 행동을 지적도 하지 않는 것은 실패를 받아들이기 힘들게 합니다. 누구나 실패할 수 있고, 지적도 받을 수 있으며 실패가 자신이 한 걸음 발전하는 계기라는 것을 36개월 이후부터는 지도해야 합니다. 끈기는 만족지연과 관련된 것으로 이것도 어려운 일을 두려워하지 않고 맞서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는 부모님이 관찰하고 도와줄 수 있지만, 성인은 스스로 이겨내야 하기 때문에 어릴 때 좌절을 조절하도록 경험을 주어야 합니다. 집중력이 앉은 자리에서 뭔가를 끝내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두고두고 다시 꺼내서 곱씹어 볼 수 있는 능력이 집중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다 하지 못했어도 두고두고 생각해 볼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못 그린 그림이나 다 접지 못하고 어려워서 포기하고 싶은 종이접기가 있다면 완성하도록 알려 주기보다는 잘 보관했다가 다시 꺼내서 해보도록 지도하는 것이 성공하는 끈기와 관련된 집중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담자 : 그냥 내버려 두고 자연에서 관찰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놀이를 해석하는 곳이 있어서 정말 그래도 되는 것인지 이상했는데 석성숲유치원에서 선생님이 자극을 주고 다양하게 놀이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보고 놀이의 의미와 중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주입식교육으로 큰 사람입니다. K대학 출신이고요. 그런데 끝까지 경쟁만 하는 제가 옳은 것인지 고민을 하게 되었었습니다.
이상은 상담의 내용 일부를 정리한 내용이다. 내담자의 멀리 보는 시각과 솔직함, 자신감이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그 밖에도 배려심, 공감능력 등의 질문이 있었다. 그 내용은 다음에 이어가 보려 한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24. 05. 31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