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후보학교 교사연수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
칼럼칼럼

2023년, 경기도 교육감이 IB 학교 200개가 목표라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 전에 내가 이해한 IB 교육은 대학을 가기 위한 교육과 평가체계였는데, IB 누리집을 찾아보고 3세부터 인증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IB 교육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3세부터 인증하는 것은 나에게 제법 큰 의미로 다가왔다. IB가 세계적인 연구 동향을 바탕으로 학문적 접근을 하고 있다는 근거이기 때문에 좀 더 믿음이 생겼다. 모든 교육의 기반은 3세 전후에 자리를 잡는데, 이전에는 전혀 다른 형식과 내용의 학습을 하다가 DP과정 2년 동안 갑자기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없음을 IB는 인정한 것이다. 그래서 IB는 교육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의 집단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1달간 IB 누리집을 샅샅이 살펴보고 석성숲유치원은 그대로 인증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처음 신청단계는 서류의 준비이다. 각 국가에서 정식인가 받은 학교라는 증명을 공증번역 해서 제출한다. 사립이므로 설립자의 비용부담 동의서를 공증번역 해서 제출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관심 학교 수준의 과정이다. 석성숲유치원은 2023년 8월에 IB 관심 학교가 되어 연수비용을 납부하고 교장연수를 신청했다. 세계 여러 나라 교장들이 어느 정도 모이는 시점에서 날짜가 지정된다. 시차를 고려하여 시차가 2시간 이상 나지 않는 나라들로 구성되었던 것 같다.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서 금, 토, 일요일에 줌으로 연수와 과제 제출 등을 했었다. 식사시간을 제외하고 모두 꼬박 8시간의 연수를 하고 다음 날을 위한 과제를 주고 끝이 났다.

교장연수가 끝이 나고 IB 누리집에서 요구하는 모든 내용을 제출하면 후보학교로서 회비 납부와 동시에 후보학교가 된다. 교장연수, 자료제출에서 요구하는 내용이 통과되면 다음 단계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 속도는 천차만별일 수 밖에 없다. IB 학교로서 요구되는 철학, 교육방법, 부모교육, 시설설비 등을 최종점검하는 실사를 신청하여 진행한다. 후보학교로서 요구되는 자료를 확인하는 절차이다. 석성숲유치원은 2024년 9월 23일과 24일에 교사, 부모, 교장의 인터뷰와 자료제출로 점검을 받았다.

후보학교의 과정에서 교사들의 연수가 필수이다. 석성숲유치원 교사들의 연수가 현재 진행 중이다. 교장연수와는 달리 매일 1시간 정도 1개월간 해야 하는 과정이다. 사실 이 과정이 IB 교육 도입의 가장 큰 산이라고 보인다. 1시간 투자하는 것 쯤이 문제가 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매일 주어지는 과제를 보면 그렇지 않다.

IB 교육은 교사들의 교육관과 가치관을 철저히 관리한다. 교육에 있어서 존중과 자유를 중시하는 것과 맞지 않아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는 않다. 철저하게 연구에 기반한 구성주의적 교사상을 요구한다. 학습자로서의 교사(교사는 지식의 완성자가 아니며 교사도 늘 학습하는 경험이 학생들에게 영향을 준다), 리더로서의 교사(순간순간 올바른 가치관과 교육관에 기반한 판단력이 필요하다), 실행자로서의 교사(꾸준한 실행을 조력하는 성실함과 일관성이 요구된다), 이에 기반해 교사들의 학습경험도 학생들의 학습경험에 맞추어서 과제를 제시하는 것 같다.

신체, 언어, 사회, 과학, 수학, 예술의 경험이 하루일과에 통합되어야 하며 과목을 가르치는 분절되는 방식의 수업을 제시하면 안 된다. 이 내용을 담기 위해서는 교사와 학습자가 함께 구성하고 일상을 살아가면서 연결짓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현재 교사들의 연수 과제 중 하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나는 교사 토니야 우리 학생들은 모두 단일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 IB에서 요구하는 것처럼 다문화적 가치관을 심어주고 싶어. 어떻게 교육하면 좋을지 소개해주면 좋겠어. 그리고 각자 하고 있는 실제 교육을 제시해줘”라는 과제에 교사들이 실제 조언과 교육내용을 소개해야 하는 연수이다. 그리고 서로 답글을 통해서 교사의 가치관과 교육관을 지도자가 점검하고 살피고 있다.

아직도 모든 학습자에게 같은 학습지, 같은 수준의 학습 내용을 요구하는 교사들이라면 이 과제 자체를 이해할 수도 없고 자료를 제시할 수도 없을 것이다. “우리 선생님들이 제일 좋은 평가를 받고 내용도 좋아요.” 어쩔 수 없는 한국 사회의 학습자로 자란 결과물로 여전히 눈치를 살핀다. 세계 여러 나라 교사들과 견주어 우수함에 안도하는 우리들을 보면서 우리 학생들에게는 그런 가치는 가르치지 않으려 노력해야 함을 다시 새긴다. 더불어 우리나라만 못하고 온 세상이 모두 글로벌 마인드를 가진 교사들로 차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연수과정을 보면서 느낀다. 그러나 여전히 모두가 경쟁하고 교과서 내용을 똑같이 강요하는 이 나라의 씁쓸한 현실은 안타깝다. 적어도 다른 나라 교사들의 마음에는 하나의 척도만 들어있지는 않아 보인다. 국내 최초 IB 유치원 교사연수를 하고 있는 교사들을 응원하면서.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24. 11. 17.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