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 5분 정도 선생님과 토막토막 영어도 들어본다. 여름반(만4세) 유아가 ‘C’의 발음을 듣더니 교사에게 “어? 이상한데요. 선생님 왜 ‘크’라고 소리가 나요? 왠지 ‘씨’라는 소리가 날 거 같은데.. ”라고 질문을 했다고 한다. 이렇게 가능성과 시간을 주고 기다려 주면 유아들은 스스로 문제를 발견한다. 이 유아는 우리 유치원이 첫 교육기관이었고, 이제 유치원을 다닌 지 1년을 조금 넘겼다. 팔불출 같지만 이런 평가를 읽으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고 힘이 난다.
이 유아는 밖에 나가면 더 많은 궁금증이 가득하다고 한다. 나무껍질 탁본 수업을 준비하는데 “선생님 나무는 왜 이렇게 거칠까요?” 라고 하길래 선생님도 궁금하다고 했더니 “처음부터 거칠어서 이유를 모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라고 했단다. 선생님은 관찰평가에 ‘숲에서 유독 창의적인 생각을 자주 하며, 궁금증이 많아 교사에게 질문이 많고, 궁금한 것은 오랜 시간동안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모습을 보인다’ 라고 써 놓았다. 이런 변화는 우리 유치원과 뜻을 같이하는 부모님들이 있기에 가능한 성과이지만 선생님과 나를 정말 신나게 하는 우리 유아들이다.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 창의성의 발단이며 인지와 학습의욕의 시작이다. 유아들에게 이런 기회를 주지 않고 무조건 ‘C’의 발음은 이런 것이라고 정확한 지식을 전달하기에 급급했다면 유아들은 관심을 잃을 수밖에 없다. 유아뿐만 아니라 모든 학습자의 특성이다. 자신이 관심을 갖고, 문제를 발견하고, 해답을 찾아 나가는 방법이 오래 걸리는 학습법일 것 같지만 가장 효과적인 완전 학습법이다. 이것을 PBL(Problem-based learning)학습법이라고 하기도 한다. 무조건 지식을 전수받는 순응적인 자세를 보이는 학습자는 많은 양의 지식을 빨리 전수받을 것 같지만 더 이상의 발전이나, 학습의욕, 뇌기능의 발달은 기대하기 어렵다. 문제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작은 변화, 잔잔한 자극에 반응하는 섬세한 관찰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런 자세를 갖도록 하는 최고의 교육환경은 자연인 듯하다. “봄은 노란색”이라고 하는 유아도 있다. 개나리를 생각했다면 틀렸다. 우리 산에 가장 먼저 변화를 보여주면서 유채색을 선물하는 것은 산수유 꽃봉오리다. 산에 갈 때마다 우리 선생님들은 변화를 찾도록 과제를 던진다. 그 이후의 관찰력은 유아들이 훨씬 탁월하다. 우리는 점심식사를 하면서 그날 찍은 사진을 보며 서로 못 본 것을 공유하는 시간으로 삼을 때가 많다. 그럴 때 유아들은 “선생님, 내가 찍어달라는 사진 찍었었어요? 노란 꽃 사진 그것도 보여주세요. 친구들한테도 보여주게요.”라고 제안을 한다.
PBL(Problem-based learning)학습법이 아니면 인공지능을 넘어서는 인간의 우수성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세계적인 주장이다. ‘알파고’ 충격도 이런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제도가 바뀌는 것이 더딜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누가 뭐래도 우리 유아들의 미래를 위해서 우리 유치원과 부모님이 앞서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창의성을 모두 없어지게 해놓고 대학, 직장에서는 허둥지둥 잃어버린 창의성을 찾느라고 정신이 없다. 창의적 성향은 거의 유아기에 결정되어 버린다. 유아기 이후에는 창의성을 되찾고자 노력해도 결정된 성향으로 인해서 능률은 훨씬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유하는 마음, 관찰력, 우리 유아들은 정말 최고다. 미래에는 더 반짝반짝 빛날 것이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6. 3. 30. 교육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