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

지난주에는 유아들이 콩을 주제로 많은 활동을 하였다. 반별로 콩밭을 만들고, 콩의 영양도 알고, 콩 노래도 부르고, 콩처럼 뛰고 오늘은 간장을 담그었다. 이제 간장도 얻어온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담을 것을 먹을 수 있겠지? 메주는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아쉽다…) 강원도 영월에서 콩 농사를 짓고 장을 담그시는 분께 주문했다. 어쨌든 우리 유아들은 소금물의 농도도 알고 숯의 효능도 알고 메주에 소금물을 부었다. 소금 농도를 실험할 때 짠 정도를 말해야 하는데 만 3세들은 소금물조차 맛있다고 해서 선생님들이 당황했다고 한다. 우리 영양사 선생님과 조리사 선생님들한테는 무척 미안하다. 유아들이 참가해야 하니 더 복잡하다. 하지만 급식도 교육과 마찬가지로 유아의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를 위해서 본질을 잊지 않아야 한다.

우리 유치원 급식 단가가 높아서 무상급식의 의미가 퇴색한다는 논란이 있었다. 그런데 급식을 어떻게 하는 것이 바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어 보인다. 물론 난 영양학자가 아니다. 하지만 정보의 홍수 속에서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누구나 건강한 먹거리를 알 수 있는데 왜 유치원이나 학교 급식에서 이를 무시하고 있는 것일까? 맛있는 것도 중요하고 단가도 중요하지만 우리 유아들이 100년 이상을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적어도 교육기관에서는 제대로 먹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우리 유아들 중에서 밥을 못 먹고 영양실조가 걱정되는 유아는 없을 것이다. 밖에서는 건강하지 않은 음식을 먹는다 하더라도 유치원에서는 교육적 의의도 찾아야 한다.

급식단가에는 평균의 2-3배 되는 인력이 큰 몫을 차지한다. 가공되지 않은 원재료를 고집하기 때문에 우리 주방에 많은 인원이 투입이 될 수 밖에 없다. 김밥에 단무지도 햄도 없다. 대신 겨울에 담근 짠지, 간고기, 직접조린 우엉을 쓴다. 가능한 소스류도 완조리 상태의 것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사실 대형 급식업체가 제공하는 반 조리 식품이나 완 조리 식품을 먹는다면 인력이 줄기 때문에 단가는 훨씬 낮아진다. 하지만 외부에서 조리된 음식은 양과 내용을 일일이 참견할 수 없고 설탕을 쓰는지, 냉동식품을 쓰는지 볼 수도 없다. 유난히 많이 먹는 우리 유아들이 더 먹고 싶어 해도 더 줄 수가 없다.

이제는 다른 곳에서 밥을 먹으면 좀 거부감이 든다. 유아들이 키운 콩나물이 들어간 콩나물국도 먹을 수 있고, 실컷 먹어도 걱정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지금의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학교급식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뭐래도.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6. 4. 03. 교육이야기

칼럼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