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들의 발달은 정말 모두 속도가 다르다. 학기 초 유난히 사회성 발달이 늦어서 다른 친구나 선생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던 G유아의 관찰기록을 보면서 한 학기만에 이렇게 발달을 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아래에 선생님의 관찰기록을 그대로 옮겨본다.
나무에 오르며 놀이하고 있었다. S와 M이 서로 잘 올라간다고 자랑하고 있었다. 그러자 G가 “얘들아, 잠깐만 말하지 말아봐.” M이 “왜?” 라고 묻자 G가 “너희는 잘 올라갈 수도 있는데 잘 못 올라가는 친구도 있잖아. 너희들이 자랑하면 친구들이 잘 못 올라가.”
라고 했다고 한다. 자랑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다른 친구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높은 사회적 능력이다. 부모님들도 안 되는 분이 있을 것이다. 칭찬과 자랑의 부담, 배려를 모두 이해하는 사회관계 능력이다. 이렇게 한 학기 만에 달라진 것은 가정에서의 사랑, 유치원에서의 관계, 자연의 넉넉함 여러 변인이 모여서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지금 놀라운 넉넉함과 리더쉽을 보여주는 유아도 있다. 우리 유치원에서 졸업반을 맞았으니 그동안 조금 조금씩 달라져 가고 있었던 사회성 발달이 지금 눈에 띄게 발산이 되는 것이다. 우리 유치원 강아지 다빈치가 가을반이 사과를 따서 나눠먹을 때 함께 앉아 있었다고 한다. 다빈치가 침을 흘리며 기다리는 것을 본 C가 “다빈치 먼저 주세요. 우리는 기다릴 수 있잖아요.” 라고 하더란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공연히 눈물이 핑 돌았다. 언제 이렇게 자라서 양보하는 것이 익숙해지고 성장했을까? 이런 우리 유아들은 바뀐 세상에서 행복하게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는데 모자람이 없는 튼튼한 유아기를 보냈다는 것을 믿는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6. 08. 26.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