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유치원 평가를 다닌다. 어떤 유치원이 좋은 유치원일까? 찌그러진 그림이라도 모두 다 다른 작품이 모아져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너무나 깔끔하게 잘 되어 있는 작품들이 비슷비슷하게 들어 있는 곳도 있다. 예쁘고 깔끔한 상품과 교구로 가득한 유치원이 있는가 하면, 교실 벽에 우리 유치원처럼 이것저것 유아들의 작품이 붙어 있는 유치원도 있다. 조용하고 일사불란한 교실이 있는가 하면 조금은 산만해 보이지만 교사도 유아들도 웃고 떠드는 교실이 있다.
우리 유치원 부모님들은 어떤 유치원에 보내고 싶을까? 우리 유치원 부모님들이 계시기에 유치원이 있고, 교육이 지켜지고 있음을 알기에 참 감사하다.
유치원은 교사에 의해서 좌우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교사의 사고와 행동을 만들어주는 것은 기관장이라는 것도 다시 한 번 절감했다. 유아들이 게임을 하는데 “선생님, 이겨라 이겨라 응원하는 건 아니지요. 힘내라 힘내라 하면 되지요.” 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게임에 지고,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을 선생님의 노력이 느껴졌다. 조금 산만해 보이긴 하지만 선생님은 유아들의 생각을 묻고 모두 즐겁게 웃으며 활동하는 것을 보았다. 밥을 먹는 사이에도 선생님한테 젓가락질 이렇게 하는 거 맞냐고 물어가면서 도란도란 식사를 하고 있었다. 젓가락질이 뭐 그리 중요하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어른과 상호작용 정도를 보여주는 척도라고 생각하기에 나는 젓가락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반면 유아들에게 깍두기 공책으로 한글을 가르치고 더하기 빼기를 가르치고 있는 유치원이 있었다. 학부모님을 설득할 수가 없어서 요구를 들어주다 보니 그렇게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두 유치원은 2km 남짓 거리에 있는 유치원이었다. 부모님들의 수준이 문제가 되었다면 이 두 학교가 같아야 할 지리적 여건이었다. 부모님의 공감을 끌어내고 교사의 진심이 통하는 것의 문제일 것이다.
밝고 따뜻한 느낌의 유치원은 기관장인 교장선생님의 생각이 달랐다. “이제 일제강점기 같이 천편일률적이고 획일화된 교육은 달라져야겠지요. 공감과 행복을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혁신교육을 꿈꾸고 실천하는 교장선생님과 선생님들이 힘낼 수 있는 우리나라이길 바란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6. 09. 29.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