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유치원의 유일한 행사인 가족등반대회가 다치거나 아픈 유아 없이 무사히 끝났다. 정말 모두 가족처럼 느껴져서 참 행복했다. 이 행사를 매년 하는 의미를 충분히 전달했었는지 반성이 되었다. 물론 우리 선생님들은 모두 잘 알고 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애썼기 때문에 모를 수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님들께는 전달을 한 기억이 별로 없다. 입학할 때 우리 유치원 교육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조금 언급했던 것 같다.
우리 유치원의 어떤 활동도 목표와 목적이 불분명한 것은 없다. 가족등반대회도 마찬가지 이고 목적하는 것이 많다. 첫째, 우리 유아들이 1년 가까이 놀고 지냈던 곳곳의 추억을 가족들에게 소개하면서 공감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스스로 자신의 활동을 설명하면서 유아들은 회상을 하고 정리하는 시간이 되며 메타인지 능력을 확인하는 기회이다.
둘째, 유아들이 얼마나 근력이 생기고 운동능력이 발달했는지 확인하는 시간이다. 모든 발달이 그렇듯이 하루아침에 지시적으로 한다고 해서 자신의 것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자발적으로 자연스러운 환경이 꾸준히 제공될 때 자신의 것이 된다. 사실 유아기의 모든 발달은 연결이 되어 있으므로 신체발달도 사회성이나 인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실제로 우리 유아들 중에서 사회성이나 인지 발달이 조금 늦어보이던 유아들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또래와의 간격이 눈에 보이지 않게 된다. 이는 발달을 기다려주는 자유로운 환경과 자연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유아들은 그동안 가족들을 안내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스스로 만들고 생각하고 기대를 하였다. 선생님들은 유아들의 활동을 준비하고 안내하는 역할을 해주었다. 그래서 그 자체가 수업활동이 되었고, 즐겁고 자발적인 시간이었다. 유아들이 기대하고 준비한 만큼 가족들에게 설명을 하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충분히 목적을 달성하였다고 생각한다. 우리 유치원에서 평소에 하지도 않던 것을 몰아서 연습하거나 반복학습을 통한 행사를 지양하기 때문에 어설퍼 보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학부모님들은 그 뒤에 숨어있는 진정성과 평소의 수업활동을 짐작하셨으리라 믿는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6. 10. 10.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