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도 사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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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칼럼

유아들의 인성 교육을 법으로까지 정해서 해야 할 만큼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인성 교육 진흥법이 나오자마자 각 단체나 사교육기관에서 인성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만들어 홍보를 하고 영업을 다닌다. 난 인성 교육이 프로그램에 의해서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프로그램으로 어떤 것이 바른 행동인지 정도는 알려줄 수 있다. 하지만 유아들의 인성은 배려하고 협동하는 경험에 의해서 깨닫고 일상이 되어야 한다. 유아기는 어떤 지식도 정리하는 기간이 아니다. 유아기의 경험은 혼란스럽고 복잡하지만 그릇의 크기를 넓혀주어야 하는 시기이다.

훌륭한 인성은 자신의 정서와 마음이 여유가 있을 때 가능한 결과이다. 유아들이 관심 없어 하는 지식을 가득 넣어주고, 경쟁하고, 지시적인 환경을 제공하면서 배려하고, 존중하고, 협동 하라고 한들 진실 된 행동으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바른 인성을 원한다면 선행되어야하는 것이 존중받는 환경, 자유의지로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이다.

타 기관에서 가끔 숲에 나가고 등산이나 산책을 하면서 교육 목표에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다.’ ‘자연을 보호한다.’ ‘자연과 친해질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서술한 학습 목표를 보게 된다. 유아들이 등산하면서 선생님이 자연을 사랑해야 한다고 해서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선생님 쓰레기가 별로 없어요. 정말 깨끗하지요? 우리가 정말로 잘 썼나 봐요.” 라고 이야기를 하는 유아들은 일상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느끼고 잊지 않도록 체득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이야기는 등반 대회 이후 월요일에 우리가 장식한 것들과 쓰레기를 치우기로 하고 다시 산에 오른 우리 유아들의 이야기였다.

이렇게 일상에서 내가 꾸민 것은 내가 정리하고 또 필요에 의해서 자연을 잠시 변환시킬 수 있지만 깨끗하게 제자리에 갖다 놓아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도토리를 주워서 만들기를 하면, 가능한 다람쥐가 먹을 수 있게 제자리에 돌려놓도록 한다. 그러면 어떤 어린이는 다람쥐처럼 아예 땅에 묻어주자고 하기도 한다. 도토리를 다람쥐가 찾아 먹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다람쥐의 입장에서 배려하는 유아들의 이런 활동이 자연을 사랑하고 내가 놀이하는 공간을 자연과 함께 나눈 기억은 우리 유아들이 자라서 미래에도 잊지 않을 것이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6. 10. 10.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