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 비 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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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 오는 날을 좋아하지 않지만 우리 유아들 덕분에 비가 오는 날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처음 유치원교사가 되었을 때 비가 오는 날은 유아들이 더 소란해지고 힘들어서 싫었었다. 질척한 것도 싫었다. 그 이전에도 기분이 가라앉고 어둑한 하늘이 답답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훨씬 나아졌다. 우리 유아들 덕분이다. 우리 유치원 유아들은 비가 와도 더 떠들거나 흥분하지 않는다. 아마 비 오는 날을 즐길 수 없는 환경 때문에 내가 담임을 했던 유아들은 비오는 날 소란하고 흥분되어 있었나 보다.

00: 선생님 눈 감아 봐요.

선생님 : 왜요?

**: 빗방울 소리 들어보라고요.

00: 비 내리는 소리 예뻐요.

선생님 : 그래요. 들어볼게요.

00: 톡톡톡 떨어지죠?

봄 반 유아들의 대화이다. 이런 정서적이고 인문학적 감성은 덤으로 얻는 교육적 효과이다. 내년에는 또 다른 감성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아니면 무엇을 하고 놀지 재밌는 계획을 세우게 될지도 모르겠다. 같은 것이 반복되지만 매년 달라지고 심화되는 유아들을 보면서 더 좋은 환경과 수업에 대해 책임이 느껴진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8. 05. 16.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