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놀아주지 않아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
칼럼칼럼

매주 한 두 가지 주제에 대해서 글을 쓴지가 벌써 5년째 접어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미완의 생각과 주제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어떤 선생님이 “계획을 하고 나니 더 괜찮은 것이 있을 것 같고, 하다보면 다 하지 못할 것 같아서 걱정이 돼요” 라고 말한다. 그것이 교육이라고 답해주었다. 물이 고이면 썩는 것처럼 교육은 사회의 영향을 받아야 하고, 사회가 교육에 무엇을 주어야 하는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30년을 넘게 아직도 나는 무엇을 어떻게 놀아야 할지 늘 고민이 된다. 유치원 개학 첫 주 특히 봄 반은 주간계획, 일간계획을 거창하게 세우지만 거의 할 시간이 없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일상에 대한 수업을 하게 되니까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이참에 일상생활과 규칙, 반복적 습관의 중요함에 대해서 정리를 해보고자 한다. 가정에서 늘 같은 시간에 늘 같은 일을 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유치원에서도 가정에서도 일상의 규칙을 지켜주어야 하는 교육적 이유가 있다. 생활이 안정되고 내가 하고 싶을 때 하는 태도가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을 만드는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일상 생활습관이 연령에 맞게 발달할수록 다른 발달도 원만하게 이루어진다. 무엇인가 만들고 싶은 생각이 났을 때 자료를 쉽게 찾을 수 없다면 금방 그 동기가 줄어든다. 또한 내가 가지고 있는 유형, 무형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생각이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문제해결을 하다가 지쳐버린다.

이런 이유에서 발도로프’교육의 창시자인 슈타이너도 시간과 장소의 규칙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일정한 시간에 등원하고,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정한 시간에 식사하는 스스로의 습관이 해결되어가면서 유아들의 놀이도 자발적이고 창조적으로 달라져간다. 이것은 학교의 공부시간과는 좀 다른 개념이다. 자신의 리듬을 찾아가면서 스스로 사고하여 행동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다. 이번에는 봄반 조차 하루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적응하고 있다. 오히려 여름반이 조금씩 힘들어질 것이다. 자아가 강해지고 친구들에게 제안한 놀이를 친구들이 거절하면 친구가 놀아주지 않는다는 착각을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조금 발전해서 가을반이 되어갈 때 쯤 친구가 제안한 놀이를 내가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친구가 거부할 수도 있음을 알게 되는 발달단계가 된다. 이처럼 봄반, 여름반, 가을반을 거치며 우리 유아들이 사회관계기술을 익히고 시네, 인지, 정서가 함께 성장할 것이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9. 03. 08.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