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기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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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칼럼

교육에 정답이 있었다면 수 없이 대학입시가 바뀌고, 부모와 자녀가 갈등을 겪어야만 하는 상황이 없었을 것이다. 시대가 너무 급변하고 있다. 부모님이 농사짓는 방법을 가르쳐주거나 기술을 전수하면 먹고 살 수 있는 시대가 아닌 것이다. 지금 우리는 내 자녀가 살아가게 될 세상을 전혀 예측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자라온 그대로 자녀를 기르는 것이 맞는 것인가에 대해서 부모들과 교육자들은 자성해야 한다. 교육학자들은 거의 답도 없는 세미나를 계속한다. 답이 없다는 것은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 것에 대한 것이니 당연히 답이 없을 것이다.

이제는 후세대가 무엇을 배우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한다. 나의 연구결과만은 아니지만 선행연구자들의 이론을 반영하여 연구한 결과 특히 유아기는 사고할 시간을 많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거의 5년간의 연구를 이제 정리했다. 그럼에도 아직 좀 부족하고 내가 발견해 내지 못한 것이 있을 것이라는 찜찜한 마음에 학술지에 투고를 미루고 있다. 어쨌든 자연은 대단히 좋은 교육의 장소라는 확신이 있다. 그러나 자연에서 성장하지 못한 나의 유아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무작정 놓아주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더 많은 경험을 유도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내 철학이다.

가끔 유아들을 데리러 오시면 교사들과 내가 무엇인가 열심히 토론하고 있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을 것이다. 매일 무엇을 그토록 토의하고 연수하는 것인지 궁금하실 지도 모르겠다. 정말 많은 것이 도출되고 해결되는 소중한 시간이다. 내가 30년을 연구한 것이 이렇게 유아들에게 보탬이 된다는 것에 감사한다. 특히 유아기는 놀아야 하는데 숲에서 놀이하는 장면을 전사해보면 놀이성에 대한 모든 영역이 들어 있다. 아래는 연구했던 내용의 일부이다.

##: 선생님, 여기는 지금 길을 만드는 공사를 하고 있으니깐 여기로 아직 다니면 안돼요.

00: 맞아요. 이 쪽 길로 가야해요.

##: 그러면 우리가 여기를 막아서 공사하고 이쪽으로 갈 수 있도록 하자.

교사: 그런데 이거 오늘 중에 다닐 수 있어요?

##: 아니요. 내일도 만들어야 해요. 아직 나뭇잎을 덜 치웠어요.

00: 네. 맞아요. 더 치워야 해요.

교사: 우리 이제 내려가야 할 시간인데?

##: 에이.. 그럼 우리 내일 와서 여기 좀 더 하자. 그동안 못 다니게 나뭇가지로 여기를 막자.

00: 좋아.

##: 여기서 우리 숨을 수 있게 파면 우리가 여기 있는지 모르지 않을까?

00: 모르겠지?

000: 선생님, 저기서 봤을 때 우리 보여요?

교사: 아주 잘 보여요.

##: 안돼, 더 파야해.

교사: 여름△△, 여기 좁아서 지금 친구들이 이렇게 다 들어가 있으면 서로 불편하지 않아요?

##: 불편해요.

교사: 불편하지 않게 할 방법이 없을까?

##: 우리 횟수를 정해서 삽을 10번 하고 올라와서 쉬고 이렇게 돌아가면서 하자

유아들과 삽으로 벙커를 만들며, 교사는 유아들에게 어느 정도로 팔지 제시를 해주고 교사가 시범을 보여 주자 유아들이 서로 협동을 하며 과제에 집중하여 활동을 했다

신체적 자발성(움직임을 좋아하는), 사회적 자발성(친구와 협력하고 혼자도 즐길 수 있는), 인지적 자발성(스스로 해결하고 아는 것을 확장시키는) 등 모든 놀이성향이 일화관찰에 들어 있다. 이런 과정을 겪은 우리 유아들은 정말 나보다 행복하고 건강하고 옳은 선택을 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이 든다.

강남에서 적기맘(억지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발달의 적기에 적절한 환경을 제공해 주는 어머니)이 최신의 트랜드가 되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유아기에 자유롭게 놀도록 해주는 분위기로 바뀌어서 교육 선진국으로 이끄는 교육열의 변화가 부모님들에 의해서라도 이루어지길 기원한다.

한글을 언제 시킬까? 영어는 언제 시킬까? 등의 고민은 적어도 우리 석성숲유치원을 다니는 동안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교사와 내가 모두 관찰하고 조정하고 부모님께 조언도 드릴 것이다. 조언을 받아들여 실천만 해주시면 된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9. 03. 24.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