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없이 적응하던 3달이 지나고 이제 봄반 조차도 안정을 찾아 가는 모습이 보인다. 아래의 글은 어느 봄반 선생님의 하루 평가 중 일부이다.
‘이번 주 기본생활습관을 어린이들이 잘 지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고마운 일이 있으면 “친구야 고마워“라고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고 아직은 자기들이 스스로 해내고 싶은 욕심에 다른 친구들이 도와주면 울거나 속상해 하는 경우가 많은데, 도와주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마워해야 하는 것이라고 알려주면서 예쁜 말을 자주 사용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나누는 하루였다.‘
00: 아! 이렇게 하는 거구나. (교사를 보며 따라 접는다.)
**: 잘 모르겠어요. 이거 어떻게 하는 거예요?
00: 내가 알려줄게! 이거 줘! 이렇게 하는 거야!
**: 00아, 고마워.
이제는 제법 규칙도 지켜지고, 수업활동도 가능해졌다. 봄반이 서로 도울 수도 있어졌다. 그런 과정에서 선생님들도 보람을 느끼고, 변화에 감사하게 된다. 목표 없는 놀이만으로 이런 변화들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인성활동도 하고 관심을 공유 할 수 있는 목표가 있었기에 가능한 변화이다.
지난 주 까지는 가게놀이에 이어서 은행을 만드는 등의 수놀이를 했다. 정확하게 계산이 되지 않더라도 유아들은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수에 대해서 민감해지고 필요성도 알게 된다. 이번 주 부터는 교통기관이다. 그러나 교통기관을 주제로 하면 유아들의 일상과 너무 먼 단어이므로 ‘경전철’로 핵심어를 정했다. 숲놀이터에 나가보니 나무로 만들어진 철로가 이곳저곳 뻗어 있다. 경전철을 하면서 봄반, 여름반, 가을반이 모두 다른 수준의 활동을 한다. 가을반은 우리나라 지도와 철도를 직접 써보고 그려보는 등의 활동도 한다.
봄반은 형님들이 만든 기차로 기차놀이를 한다. 이런 활동을 하면서 형님들이 해놓은 모습을 모면서 익히기도 하고, 형님반은 동생들에게 안전한 놀이를 제공하기 위해서 연구를 하기도 한다. 이렇게 조금씩 경험이 쌓이면서 지식도 지혜도 쌓인다.
여름반 선생님 평가의 일부이다.
대문놀이는 유아들이 봄 반 때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활동하는 모습이 보였으며 여름반 친구들끼리 긴 기차를 만들어 활동하니 더욱 재미있게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름반은 지난 봄반을 떠올려서 조금씩 발전시킨 활동을 주로 하게 된다. 가을반 형님들 만큼 하고 싶지만 조금 힘이 모자란 시기이다. 여름반은 변화에 민감하면서도 힘들어하는 유아들이 가장 많은 연령이다. 자신의 생각도 커지고 스스로 하는 것에 대한 버거움을 느낀다. 봄반 때 그렇게 혼자 하려던 일들을 누군가 해주기를 바라기도 하고, 그런 과정을 거치며 발전해서 협동심과 사회관계기술이 쑥 자라는 시기가 된다.
우리 유아들이 경전철을 통해서도 한 뼘만큼씩 성장하리라 믿는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19. 06. 13.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