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6일 한 언론사에서 취재를 왔었다. 교육부, 교육청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석성숲유치원의 IB교육에 관심을 기울여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는 마음이다. 인터뷰할 때 무엇을 물어볼 것인지, 담당 기자가 어느 정도의 관심과 지식이 있을지 궁금했다. 나의 첫인사는 “대중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교육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 먼 길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였다. 그리고 이 인사는 마음에서 우러난 진심이었다.
기자들이 어떤 질문을 할 것인지 궁금했다. 질문의 내용이나 방향이 기자들의 취재 의도나 관심 수준을 표현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자의 첫 질문에 취재에 대한 준비와 애정이 느껴져서 감사했다.
“홈페이지에서 봤습니다. 꾸준히, 오래 글을 쓰셨던데 이유가 있으신가요?”
“스마트기기를 사용한 유아들은 선생님들이 바로 알아차린다는 내용을 보고 놀랐습니다. 정말 그런가요?”
“IB교육에 신청하신 계기와 절차를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대략 이런 질문이 인상에 남는다.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기 이전에 나는 기자에게 진심으로 부탁을 했다.
“기자님 제발 영유(영어유치원)라는 단어를 기사에 쓰지 말아 주세요. 기자님은 아니시지만 많은 기사에서 이런 단어를 쓰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을 망치고 있습니다. 이 단어는 불법이고, 근거도 없는 말입니다. IB 본부에서도 우리나라는 영어학원에서 신청 문의를 하고 있는데 기본적인 철학이나 자격이 전혀 맞지 않아서 반려한다고 합니다. 석성숲유치원도 신청했을 때 가장 먼저 영어학원이냐는 질문을 받아서 제가 창피했습니다.”
“유아기에 학습지나 외국어 교육을 강요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습니다. 저의 판단으로는 강남의 부동산이 유치원을 유지할 수 없을 만큼 오르고 건물 한 켠에서 영어학원을 고가로 운영한 것이 성공적인 장사가 되자 전국으로 퍼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언론의 영어유치원 소개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한 몫을 담당했을 것입니다.”라고 이야기했다.
나의 당부가 기사에 쓰일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한 언론인의 사고는 바꿀 수 있었기를 바란다. 더불어 IB교육이 영어교육이라고 착각하는 많은 사람에게 IB학교가 되기 위한 조건을 설명할 기회가 되어 좋았다. IB교육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선다형 시험(객관식 시험)이 비교육적 방식임을 먼저 받아들여야 한다.
IB 사명 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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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는 문화 간 이해와 존중을 통해 더 나은 세상, 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호기심 많고 지식이 풍부하며 배려심이 강한 청년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IB는 학교, 정부, 국제기구와 협력하여 도전적인 국제 교육 프로그램과 엄격한 평가를 적용합니다.
- IB는 전 세계의 학생들이 적극적이고 연민을 갖고, 다른 사람들도 각자의 차이점을 인정하는 평생 학습자가 되도록 양성합니다.
위와 같은 취지의 교육이 IB이다. 영어교육만을 목표로 이런 취지의 교육에 적합한 교육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기관은 IB학교가 될 수 없다. 석성숲유치원이 이런 철학과 그를 받쳐주는 교육방식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9월 23, 24일에 있다. IB교육에 관심이 있는 학교는 관심 학교로 등록을 하기 위해서 철학, 설립기준, 교육방법 등의 몇 가지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서류가 통과되면 소정의 연수비를 지불하고 교장연수를 한다. 40시간 정도의 교장연수에서 교육신념이 확인되면 후보학교로 인정이 되고 회비를 납부한다.
후보학교 기간은 IB에 맞추어서 교육이 이루어지는지 점검하는 기간이다. 보통 3년으로 보는데 그 이유는 점검 기간에 개선해야 할 내용이 나오면 개선 여부를 확인하고 교육 방향을 맞추어 가기 위한 것이다. 관심 학교에서 후보학교로 가는 과정도 2년 정도로 길어질 수 있는 이유와 같다. 석성숲유치원이 관심에서 후보로 2개월, 후보에서 점검 8개월로 기간이 단축된 것은 새롭게 만들거나 바꿀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IB교육에 지원을 했던 처음의 취지이기도 하다. 이번 점검에서 새로운 교육내용이 발견되고 또 하나의 발전적 계기가 되길 바란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24. 09.08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