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EN 연수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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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받기 전의 나는 IB 워크숍이 IB식 사고를 전파하는 장이라고 생각했었다. 리더는 정답을 알고 있고, 참가자는 그 답을 배워가는 구조로 보여서 이러한 방식이 IB 철학에 부합하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워크숍을 완전히 다르게 바라보고 있다. 워크숍 리더는 지식을 더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연수자들이 스스로 배우고 변화하도록 안내하고 촉진하는 존재이며, 구성주의 철학의 기반 위에 서 있는 사람이다.

IB 워크숍 리더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참가자들의 경험을 연결하고, 의미를 생성하며, 성찰이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하는 촉진자다. 이를 위해 성인 학습자에 대한 깊은 이해, 세심한 준비, 그리고 지속적인 전문성 개발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IB는 리더에게 정교하게 설계된 프로그램을 제공하지만, 그 안에 리더의 창의성과 직관이 숨 쉴 여지를 남겨둔다. 바로 그 지점에서 리더의 진정한 전문성이 드러나는 것이다.

나는 ‘변화를 책임지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참가자가 멈추어 스스로를 바라보고, 자신의 실천을 돌아보며, 다음 발걸음을 구체적으로 만들어가도록 돕는 역할이 워크숍 리더의 본질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IB 리더십의 전문성은 엄격한 기준을 향해 끊임없이 준비하고 연마하는 과정에서 탄생하는 것이다. 신뢰받는 리더는 훈련되고 검증된 리더여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나는 지식을 전달하는 진행자가 아니라, 변화와 실천을 촉발하는 길 위에서 계속 배우고 준비하며 확신을 쌓아 가는 사람이고자 한다.

“IBEN은 단순한 능력의 범주를 넘어,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뛰어난 역량을 갖춘 교육자를 필요로 한다. 역량은 단순한 적합성을 넘어서 실질적인 성취를 의미하며, 성과에 대해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한다.”
— Hargreaves, A., & Fullan, M. (2012). Professional Capital: Transforming Teaching in Every School. Teachers College Press.

이번 연수는 구성주의 교사의 위치를 다시 성찰하게 해 준 경험이었다. 듀이의 한계를 넘어 발전을 꾀하는 나의 교육과 IB 교육의 공통점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IB 교육은 결과를 평가하기 위해 기획 단계부터 고민하는 교육이다. 여기서 평가가 아니라 학습자·교사·교육의 결과를 모두 아우르는 평가 체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교육 결과가 어떠해야 교육적 가치가 있는지를 미리 고민하고 진행하는 교육이 IB 교육이다.

IB Educator Network 연수에서 배운 내용은 모든 IB 교육에 적용되는 것으로, 교육 대상에 따라 교사교육, 유아교육, 학령기 교육에 적용되는 교육 철학과 방법이다. 국가 수준 교육과정을 강조하면 진정한 IB 철학을 적용하는 것이 어렵겠다는 사실도 이번 연수과정에서 느꼈다. PYP(12세까지)뿐만 아니라 MYP(중등과정), DP(대학진학 과정)의 리더들과 함께 만나면서 일관되게 이어져야 하는 철학과 방법론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IB에서도 강조하는 주제가 있으며, IB 학교는 반드시 적용해야 한다.

PYP에서는 초학문적 주제라고 하는 6가지 사항이 있는데 국가 수준 교육과정이 존재하는 나라에서 교과와 억지로 연결해야 하는 제도적 한계 안에 놓이게 된다. 국가 수준 교육과정이 있는 나라가 공교육에서 IB 교육에 투자하다가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음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25. 12. 4. 교육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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