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서 놀이는 평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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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재와 학습지를 버리고 놀이 중심으로 교육이 전환되는 것은 유아발달 이론적으로 옳은 이야기이다. 그러나 유아기에는 놀기만 하면 된다고 놀이를 극단적으로 잘못 해석하면 유아들이 발달을 못하고 어린 연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특성을 갖게 된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교사의 기대만큼 학생이 발전할 수 있다는 이론인데 이는 교사만이 아니라 부모를 비롯한 양육자에게도 해당된다. 놀이과정에서도 꾸준한 발달과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유아들의 발달에 대해서 기대가 너무 없이 ‘크면 다 하겠지’ 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양육을 하면 유아들은 발달의 한계에 부딪친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급한 마음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싶을 때는 결국 주입식 학습에 눈을 돌리게 되는 악순환이 되는 것이다. 그런 상황이라면 대부분 학습이나 인지발달보다 다른 중요한 발달의 지연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부모들은 관찰가능한 학습능력에만 관심을 갖게 된다. 유아들이 놀이로 정서, 사회성, 신체발달, 인지발달을 주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모두 고르게 발전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주체적으로 삶을 채워가는 기술을 익히는 기초를 만든다. 유아기의 놀이가 중요한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의 삶을 주도하는 기술을 익혀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교사가 수업과 교육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목적 없는 놀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유아들에게 놀이가 곧 최고의 공부라는 사실을 명백하게 증명할 방법이 제대로 된 평가정책이다. 평가 기준이 명확한 놀이를 강조하는 IB교육이 맘에 들었다. ‘그저 자유롭게 놓아두는 것’이 놀이중심 교육이라고 착각하면 안된다. 이런 나의 교육방침에 관심을 기울이고 IB본부에서 방문을 했었다. 한국사회는 놀이를 키즈카페처럼 방임하는 것으로 해석하거나 학원처럼 주입식을 강조하는 기관만 있는 줄 알았는데 IB와 맞는 교육적 목표를 갖는 유치원이 있다는 것이 놀랍고 궁금해서 왔다고 했다.

IB 월드스쿨이 된 이후 교사들과 평가정책에 대해서 시원하게 대화하고 설명할 수 있는 점이 교육적으로 가장 가치 있는 변화였다. 평가는 시험과 같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어떤 활동이든 교육적 가치를 추구하는 활동은 활동가치를 평가할 계획이 미리 준비되어야 한다. 물론 그 이상으로 달성할 수도 있고, 못 미칠 수도 있으나 그냥 놀고 그 결과는 어떻게 되어도 좋다는 식으로 목표도 없는 활동은 교육이 아니다. 유아기의 놀이는 주입식 방법(연구에서는 직접교수법이라고 명명함)보다 인지적 학습 효율성에서 앞선다는 연구(https://doi.org/10.1111/cdev.13730)가 다수 있다. 학교 밖(키즈 카페나 동네 등)놀이는 교육적 놀이가 아니다. 교육기관의 놀이는 달라야 한다.

참된 놀이중심 수업이 현장에 뿌리내리기 위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는 핵심은 바로 ‘명확한 평가’다. 평가 없는 놀이는 교육이 아니다. 목표와 평가가 명확하면 이를 달성하기 위한 놀이는 자연스럽게 발현된다. 국제 바칼로레아(IB) 등의 선진 교육 프레임워크가 시사하는 바도 이와 같다. 놀이 형식 속에서도 유아 개개인에 대한 평가, 프로그램 평가, 교사의 자기성찰적 평가가 정교하고 명확하게 작동해야만 교사 스스로 ‘우리가 오늘 무엇을, 왜, 어떻게 수업했는지’가 또렷해진다.

주제나 교육 철학이 아무리 거창해도, 교사가 유아의 놀이 과정을 어떻게 구성하고 배움으로 연결할 것인지 평가 기준이 서지 않으면 수업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무가치한 상술에 휩쓸린 놀이는(캐릭터, 만화, 유행) 교육이 아니다. 비형식 속에서도 유아 개개인에 대한 평가, 프로그램 평가, 교사의 자기성찰적 평가가 정교하고 명확하게 작동해야만 교사와 유아들이 활동에 또렷해지고 이것이 교육이고 놀이인 것이다. 놀이가 주는 학습적 가치를 학부모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이 경험할 수 있으면 주입식 학원이나 책임 없는 놀이터로 전락하지 않은 놀이중심 ‘배움의 공간’이 될 수 있다. 놀이가 교육이 되려면 목표가 정해지고 평가방법이 정해져야 한다. 석성숲유치원은 모든 유아가 같은 기준으로 비교당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발달수준에서 꾸준히 발전하는 평가체계를 갖추고 있다. 평가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몇 가지 활동의 예시를 제시한다.

  • 기상예보사<평가방법>

숲에서 기온과 날씨의 특징을 적어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정도를 통해서 관찰력과 의사소통능력을 평가한다.

  • 꼬마야 꼬마야<평가방법>

줄을 넘으며 노랫말에 알맞은 동작을 수행하는지 확인하여 신체 협응력 및 대근육 조절 능력을 평가한다.

  • 동시 <평가방법>

동시 외워 낭송하기에 주도적으로 도전하는 모습을 확인하여 문해 발달과 자기 조절력 정도를 확인한다.

  • 수 – 물의 양 비교<평가방법>

물의 양을 관찰하면서 ‘보다 많다/적다’등의 개념 발달 정도를 평가한다.

  • 인성 – 식사예절 <평가방법>

식사자리 정돈을 확인하여 규칙 따르기와 식사예절 발달을 확인한다.

  • 이야기 나누기 – 나무에 관심 가지기<평가방법>

어린이들의 발표를 통해 사전지식과 탐구 주제 이해 정도를 파악한다.

 

교육학박사 임은정의 2026.10. 19. 교육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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